서귀포경찰서, 지난 4월 훈련 중인 해군 차량 교통방해·욕설 혐의
강정마을회 “해군 상생 의지 있나” 규탄 성명…범대위는 석방 요구
강정마을회 “해군 상생 의지 있나” 규탄 성명…범대위는 석방 요구
조경철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장이 제주해군기지 부근에서 훈련 중이던 군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고 군인들에게 욕설을 한 혐의로 뒤늦게 체포된 데 대해 강정마을회와 범도민대책위원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정마을회는 6일 규탄 성명을 내어 “해군의 모습이 옹색하다. 당시 항의했던 조 회장 등 4명을 고소하더니 (강정마을회 등에 해군이 청구한) 구상권을 철회하지 않을 명분으로 삼기 시작했다. 해군은 이 사건으로 얻는 것이 무엇이냐. 해군이 상생을 거부하는 관계를 앞장서서 만들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조 회장 체포는 군 기지 마을주민들 길들이기나 다름없다. 군과 경찰의 행동은 공권력 남용이며 폭력이다. 조 회장에 대한 폭력적 연행에 공식 사과하고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조 마을회장은 지난 4월28일 해병대 9여단 소속 군인들이 ‘제주민군복합항 통합항만 방호훈련’을 하면서 중문동 쪽에서 강정마을로 진입하자 차량을 막아서고 군인들을 향해 욕설을 한 혐의로 5일 낮 마을 안에서 체포됐다.
당시 군인들은 차량에서 외부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사주경계 활동을 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군인들이 주민들을 향해 총을 겨눴다며 강하게 항의했고, 해병대 9여단 간부는 주민들이 자신의 부모에게 욕설을 했다며 주민 4명을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상의 교통방해죄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6월30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조 회장이 출석을 계속 거부해 불가피하게 체포하게 됐다. 체포영장에 따라 체포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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