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처음으로 6일 백록담 분화구 안에서 생성연대 측정과 제주도의 고기후 환경 연구를 위해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한라산의 생성연대와 제주도의 고기후 환경을 분석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백록담 분화구 시추에 들어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6일 제주도 고기후·고환경 연구로 제주도의 미래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퇴적층 분석을 통해 생성연대를 측정하기 위해 백록담 예비 시추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날 백록담 분화구 속 6개 지점에서 1개 지점은 직경 8㎝, 깊이 20m로 뚫고, 나머지 5개 지점은 직경 8㎝, 깊이 10m로 뚫었다. 앞서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6월 백록담 퇴적층에 대한 물리적 탐사작업을 벌여 토양층 깊이를 확인했다. 이번 시추를 통해 백록담 분출 시기의 정확한 연대를 측정하고, 가뭄과 홍수 등 고기후 변화를 분석하는 한편, 토양분석을 통해 고대 식물상 규명도 시도할 계획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시추 작업을 위해 지난 2일부터 헬기를 이용해 시추 장비를 백록담 분화구로 실어 나른 뒤 현장에서 장비를 조립해왔고, 기술진은 이날 비상용 모노레일을 이용해 해발 1500m 지점 진달래밭대피소까지 이동한 뒤 1시간30분 남짓 걸어서 이동했다. 7~8일 이틀 동안 본격 시추작업을 벌이고, 9일부터는 시추기를 해체한 뒤 다시 헬기로 장비를 이송할 계획이다.
세계유산본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맡겨 지난 4월부터 올해 말까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의 지형·지질, 동·식물, 기후 등 주요 영향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용역을 벌여왔다. 연구원 쪽은 시추시료 분석과 해석 등을 한 뒤 11월 말 최종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정세호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생물자원연구과장은 “국내에는 고환경연구센터가 없다. 국내의 대표적 산인 한라산에서 시추해 분석하면 한반도 고환경연구센터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질학계는 그동안 한라산과 백록담이 현재 모습을 갖춘 것은 2만5000년 전으로, 180만년에 이르는 제주 형성사에서 비교적 최근의 일로 보고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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