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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경성대와 동서대 파격 ‘공유’ 실험

등록 2016-09-08 13:14수정 2016-09-08 21:44

공동 강의, 교내 시설 공동 이용, 학습장비까지 공동 구매·사용
신입생 감소 위기 대학간 무한경쟁 속 “중복투자 줄이자”
장제국 동서대 총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과 송수건 경성대 총장(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이 상생 협약서를 체결하자 두 대학 보직교수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동서대 제공
장제국 동서대 총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과 송수건 경성대 총장(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이 상생 협약서를 체결하자 두 대학 보직교수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동서대 제공
부산의 사립대 2곳이 시설·강의·교직원 등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을 대부분 공유하는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학점교류를 하는 대학들은 더러 있지만 캠퍼스 시설 전체를 공유하고 비싼 학습·실험장비를 함께 이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경성대와 동서대는 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두 대학의 총장과 주요 보직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쪽의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경성대·동서대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서’를 체결했다. 지난 7월 두 대학 총장들이 만나 협력하기로 하고 두 달여 만에 협약을 맺었다.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는 위기감이 컸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립대처럼 이들도 저출산 여파로 신입생 모집이 갈수록 힘든 데다 대학들 사이의 무한경쟁으로 위기에 내몰려 있다.

양쪽은 이날 시설·강의·교직원 등 대학의 핵심 3대 요소가 포함된 8가지 항목에 합의했다. 두 대학은 도서관·스포츠시설·공연장·전시실·공동기기센터 등을 학생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양쪽은 영화·연기·미디어·디지털콘텐츠·디자인 등 문화콘텐츠 특성화 분야의 교육·연구·제작기반을 공유해 콘텐츠를 함께 생산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영상 촬영장비를 번갈아 주기적으로 사서 학생들이 함께 쓴다.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수업 장비를 개방하는 대학도 드문데 두 대학은 공동 구매에 나섰다. 동서대 관계자는 “영상 촬영장비는 대당 몇천만원이고 교체주기가 짧다. 두 대학이 번갈아 사들여 공동 사용하면 양쪽 학생들은 최신 장비를 경험할 수 있고 학교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두 대학의 ‘스타 교수’는 양쪽을 오가며 강의한다. 예를 들면 경성대 교수가 월요일에는 경성대에서, 화요일에는 동서대에서 같은 강의를 한다. 보통은 학점교류를 하더라도 다른 대학에 가서 강의를 들어야 하지만 경성대와 동서대 학생들은 소속 학교에서 강의를 듣고 학점을 딸 수 있다.

양쪽은 외부 강사를 함께 초빙해 교양강좌를 개설하고 인터넷 강좌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핵심 교양강좌를 전문화해 공동 운영하는 ‘리버럴 아트 칼리지’를 설립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두 대학은 도서관 등 주요 시설은 이번 2학기부터 공유하고 나머지는 항목별 태스크포스를 곧 만들어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확정한 뒤 내년 1학기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송수건 경성대 총장은 “대학마다 백화점식으로 모든 분야를 갖춰놓고 운영해 갈 수 없다. 두 대학의 강점만을 조합해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두 대학이 발상을 바꿔서 소모적인 무한경쟁에서 벗어나고 무한협력을 꾀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줄이면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이다”라고 말했다. 양쪽은 이번 협약이 통합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장기적으로 두 대학이 통합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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