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총선 선거 공보 중 일부
호남권 직업체험센터(잡월드) 입지가 여당 대표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으로 결정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은 8일 호남권 잡월드 입지 선정과 관련해 “정치적 힘의 논리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관련 정책들이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돼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호남권 학생들의 접근과 이용이 편리하게 입지를 선정했어야 한다. 사업의 효과와 향후 이용률을 고려했어야 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결론이 났다”고 주장했다.
호남권 잡월드를 유치하기 위해 광주는 2014년 10월부터, 순천은 2015년 4월부터 경쟁을 벌여왔다. 광주는 애초 2014년 10월 광주직업체험센터라는 이름으로 사업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2015년 11월 순천이 지역구인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호남권 잡월드로 이름을 바꿔 설계비 10억원을 확보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이 의원은 내친 김에 호남권 잡월드 유치를 4·13 총선 공약으로 내걸고 유치를 성사시켰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공모를 통해 입지를 선정하면서 지역 균형발전과 남부지역 대표성 등 순천에 유리한 조건을 심사 기준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광주시민 김아무개(49)씨는 “100명이 달려들어도 실세 한 명을 당해내지 못했다. 여당 대표가 이웃 밭에 있는 시설을 자기 밭으로 옮겨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이 의원 쪽은 “억울하다. 심사 과정에 입김을 넣은 적이 없다. 공약 사업이어서 순천시 준비단에 참여했지만 외압을 행사하거나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호남권 잡월드는 2019년까지 485억원을 들여 순천시 해룡면 대안리 일원 터 2만8174㎡에 지상 3층, 지하 2층, 연면적 1만5000㎡ 규모로 지어진다. 이곳에선 청소년들의 진로 탐색을 돕기 위해 3차원 영상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을 활용해 다양한 직군의 직업세계를 시연한다. 한해 이용자는 7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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