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와 전국 소송인단 500여명 서울행정법원에 제기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신고리원전 5·6호기의 건설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12일 서울행정법원에 국민소송인단 559명과 함께 원자력발전소 규제·승인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소송을 통해 원전 건설허가 심사 때 필수적인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중대사고를 평가하지 않고, 주민 의견 수렴 범위를 원전에서 직선거리 8~10㎞ 안의 주민으로 제한한 것, 인구밀집지역 위치제한 규정 위반, 지진 위험성 평가를 원전에서 직선거리 8㎞까지만 한 것 등을 따질 계획이다.
이 단체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8일까지 3주 동안 국민소송인단을 모집했다. 고리원전에서 사고가 나 방사선이 밖으로 유출되면 바람을 따라 고리원전이 위치한 부산·울산뿐만 아니라 서울·경기를 포함한 전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건민(42·대전)씨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이 원전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소송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영미(46·부산)씨는 “내가 사는 부산이 세계 최대 원전 도시가 되어 불안에 떨며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신고리원전 5·6호기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과 울산 울주군 서생면 일대 고리원전단지의 9·10번째 원전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6월23일 건설을 허가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자료를 보면, 올해 6월23일 기준 전 세계 188개 원전단지의 평균 밀집도는 2.4기인데 고리원전은 운영허가를 앞둔 신고리 4호기를 포함하면 8기가 있다. 캐나다 블루스 원전과 함께 가장 많은 곳이다.
또 고리원전에서 직선거리 30㎞ 안에는 부산 248만여명, 울산 103만여명, 경남 29만여명 등 382만여명이 살고 있다. 2위인 국내 월성과 중국 진샨 원전은 130여만명인데 고리원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던 30㎞ 안 인구는 17만여명이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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