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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으로 시작해 12년째…베트남과 교류하는 예술인들

등록 2016-09-17 14:26수정 2016-09-17 14:26

충북민예총 베트남 푸옌성과 문화예술 교류
“미안함으로 시작해 지금은 나누는 마음으로 즐겁게”

충북민예총 예인들과 베트남 푸옌성 예술단원들이 지난 9일 청주아트홀에서 합동 주제 공연 ‘파도를 타고 구름을 넘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충북민예총 제공
충북민예총 예인들과 베트남 푸옌성 예술단원들이 지난 9일 청주아트홀에서 합동 주제 공연 ‘파도를 타고 구름을 넘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충북민예총 제공
“문화와 예술은 말없이 통한다.”

충북의 가난한 예술인들의 믿음이다. 충북민예총은 12년째 베트남 퓨옌성 예술단과 문화 예술로 하나가 되고 있다. 2004년 ‘과거 청산과 아시아 연대로 더듬어 보는 베트남과 한국, 푸옌과 충북’이라는 심포지엄으로 출발한 교류는 두 곳의 벽을 허물고 친구를 만들었다.

홀수해엔 충북이 가고, 짝수해엔 그들이 온다. 올핸 지난 5~11일 푸옌성 예술단이 ‘파도를 타고 구름을 넘어’ 충북 나들이를 했다. 그들의 전통 음악을 충북인들에게 들려주고, 두 곳의 예인들은 하나의 공연으로 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사랑과 상생의 마음으로 서로 손 잡고 노래하며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 가려고 두 곳의 예술가들이 예술 잔치를 벌였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죠.”

송바강이 흐르는 푸옌성은 우리네 농촌을 빼닮았다. 이곳은 베트남 전쟁을 다룬 박영한의 소설 <머나먼 쏭바강>의 무대가 된 마을로, 베트남 전쟁 때 ‘따이한’(한국)군인에게 1800여명이 숨진 아픔의 땅이다.

충북 예인들은 이런 까닭에 미안한 마음으로 교류를 시작했다. 예술이 경계를 허물자 그들이 마음을 열었고, 가난한 예술인들은 정성을 다했다. 2005년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어 줄 수 있나요”란 조심스러운 부탁에 마른 주머니를 털고, 재능을 쏟아 학교 건립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그렇게 2007년 9월 문을 연 것이 푸옌성 뚜이호아 호아빈 마을의 호아빈 학교다. ‘호아빈’이 베트남어로 평화를 뜻해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충북 예술인들의 착한 행동은 충북민예총 회장을 지낸 도종환 시인, 이철수 판화가 등의 입을 타고 외부로 번졌다. 2012년 꾸려진 ‘호아빈의 리본’(대표 이철수)이다. 가수 정태춘·박은옥, 시인 정호승, 방송인 김제동, 만화가 고경일씨 등이 힘을 보탰다. 이들은 시·노래 콘서트 등을 열어 모금을 했고, 지난해 4월 호아빈 마을에 도서관을 지었다. 충북민예총 등은 베트남어로 번역한 우리 전래동화 등 책 350여권을 전하기도 했다. 호아빈의 리본은 오는 11월께 후원자 등을 초청해 공연을 하고, 수익금이 나면 또 호아빈 마을로 달려갈 계획이다.

이들은 장학 사업을 꾸준히 펴고 있다. 해마다 장학금 500만원을 전하고 있다. 호아빈 아이들이 자라면 한국 대학으로 유학도 주선할 참이다.

김명종 충북민예총 사무처장은 “미안함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친구와 나누는 마음으로 즐겁게 교류하고 있다. 앞으론 공연, 전시를 넘어 벽화 그리기 등 공공 미술 영역을 시도하는 등 교류의 폭을 넓혀 보려 한다”고 말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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