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20일 오후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에서 지난 17일 제주시 내 성당에서 중국인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아무개(61·여)씨를 추모하고 있다.
20일 오후 1시30분께 제주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 분수대에 제주에서 대학을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하나같이 우울한 표정의 유학생 10여명은 바오젠 거리 분수대 옆 공연장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한글과 중국어로 쓰인 팻말을 설치하고 흰 종이를 바닥에 펼친 뒤 국화꽃을 올려놓고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 17일 오전 제주시 내 성당에서 중국인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 김아무개(61·여)씨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지난 19일 김씨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만난 뒤 김씨를 추모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생으로서 조금이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중 관계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돼 추모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유학생 120여명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수업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추모장을 찾았다. 한국인 남편을 만나 제주에 살고 있는 중국인 여성 10여명도 추모현장을 찾았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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