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975곳 중 22.6%가 농업용수 ‘부적합’
물고기조차 못사는 저수지도 12.6%에 이르러
물고기조차 못사는 저수지도 12.6%에 이르러
전국의 대규모 농업용 저수지 5곳 중 1곳은 수질이 나빠 논에 물조차 대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2011~2015년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수질 현황을 분석해 이렇게 밝혔다.
이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질을 측정한 대규모 농업용 저수지 975곳 중 22.6%인 220곳이 농업용수 수질관리 기준(4등급)에 미치지 못했다. 농식품부는 해마다 유효저수량이 20만t, 관개면적 30㏊ 이상인 대규모 저수지의 수질을 측정해왔다. 저수지의 수질은 ‘매우 좋음’(1등급a)에서 ‘매우 나쁨’(6등급)까지 7단계로 나누고, 4등급을 수질관리 권고기준으로 삼고 있다.
5등급 저수지는 오염물질이 다량으로 들어와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8㎎/ℓ 초과하거나, 용존산소량(DO)이 2.0 ㎎/ℓ까지 떨어진 탓에 농업용수로 부적합하다. 6등급(COD 10㎎/ℓ 초과, DO 2.0 미만)으로 떨어져 물고기조차 살기 어려운 저수지도 12.6%인 123곳이었다.
저수지의 산소요구량을 조사해보니 전북 괴동(25.9)과 전남 봉덕(23.1)을 비롯해 충남 죽림(28.0), 인천 길상2(22.5), 광주 풍암(11.3), 경기 아산호(11.0) 등이 최악의 수질을 기록했다.
농식품부는 저수지의 수질을 개선하려고 2012년에 98억원, 2013·2014년에 100억원씩, 2015년에 119억원, 2016년에 150억원 등 5년 동안 567억원을 들였다. 하지만 농업용수로 쓰기조차 어려운 5등급 이하 저수지는 2011년 13.8%에서 2012년 16.7%, 2013년 17.8%, 2014년 21.1%로 점차 늘어났다. 농식품부는 수질 악화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강수 감소 등을 꼽고 있다.
위 의원은 “지구 온난화라는 핑계만 내세운다면 대책을 세우기 어렵다. 도시 주변의 저수지 수질이 더 나쁘고, 소규모 저수지의 수질 상황도 비슷한 만큼 구역별로 오염원인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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