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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충북 항공정비산업 도루묵 되나?

등록 2016-09-21 20:50수정 2016-09-21 21:04

사업 대폭 축소, 집토끼 단속 나서
애먼 부지 논란으로 도의회 여여 연일 설전
그사이 경남, 인천 등 경쟁자는 항공산업유치 위해 잰걸음
이시종 충북지사(왼쪽 여섯째) 등이 지난 7월 충북도청에서 항공정비산업 투자 협약을 하고 있다.충북도청 제공
이시종 충북지사(왼쪽 여섯째) 등이 지난 7월 충북도청에서 항공정비산업 투자 협약을 하고 있다.충북도청 제공
충북도가 ‘미래 100년을 위한 먹거리’,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한 항공정비(엠아르오) 산업이 결국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충북도의 핵심 파트너였던 아시아나 항공이 지난달 경영난과 사업성 등을 이유로 포기를 선언한 뒤 크게 흔들리고 있다.

충북도는 21일 충북경제자유구역 청주에어로폴리스 1지구(15만3086㎡)에 아시아나, 2지구(32만627㎡)에 스타항공우주 등 중소 업체를 배치하려던 애초 계획에서 아시아나가 빠지기로 함에 따라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사업을 대폭 축소하면서 집토끼 단속에 나선 것이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22일 국내 투자협약 체결 업체 8곳 대표와 간담회를 열 참이다. 이어 중국 가미코, 일본 잘렉, 터키 터키쉬테크닉 등 협력을 약속한 국외 업체들과도 접촉해 나갈 계획이다. 홍성욱 충북경제자유구역 엠아르오 티에프팀장은 “아시아나가 이탈했지만 다른 곳의 동요는 없다. 다른 국내외 업체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앞으로 관련 업체를 다시 유치해 충북 엠아르오를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의회가 꾸린 엠아르오 특별위원회는 엠아르오 책임론을 놓고 여야 정쟁의 장으로 변질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더불어민주당)가 지난 12일 전상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의 재신임을 밝히면서 내놓은 자료가 화근이 됐다. 이 지사는 자료에서 “청주공항 엠아르오는 청주공항이 허브공항이 아니고, 협소한 면적, 고도·면적 제한 등으로 국제 경쟁력 있는 입지 여건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애초부터 엠아르오 사업 용지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충북도는 아시아나 항공이 발을 빼기 전까지 ‘항공 엠아르오 사업의 최적지=충북’이라고 널리 홍보해왔다. 충북도 누리집의 ‘보도자료’에 나오는 ‘엠아르오’ 관련 자료 178건 가운데 입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지난 12일 이 지사가 낸 게 유일하다.

김학철 엠아르오 특위 위원(새누리당)은 “사업 예정 용지에 대한 기초 조사도 없이 무턱대고 대형 사업 유치를 공약했다가 결국 3년여 동안 헛세월만 보냈다. 사업에 실패한 뒤 입지 탓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더민주는 보도자료에서 “엠아르오 사업의 원죄는 첫 단추를 잘못 꿴 민선 4기 정우택 지사에게 있다. 2009년 사업 초기 입지가 매우 불리한데도 검증없이 서둘렀다”고 역공을 폈다.

충북이 휘청이거나 다툼에 휘말린 사이 경쟁 상대였던 경남 쪽은 잰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국토부에 항공우주산업을 파트너로 사업계획서를 낸 데 이어 지난달 보완 사업 계획서까지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일엔 몇몇 항공기업과 항공정비 산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끌어 내기도 했다.

지방공항 안배 정책에 따라 장외에 있던 인천도 움직이고 있다. 항공정비 산업을 미래 먹거리 8대 전략산업으로 정한 인천은 올해 샤프에비에이션, 이스타항공 등과 합작으로 인천공항에 전문 항공정비기업 제이에스 에비에이션을 세우는 등 엠아르오 포석에 나섰다.

항공정비 관련 한 대학교수는 “정부는 결국 적극적인 의지와 인프라, 인력, 수요 창출이 가능한 곳을 낙점할 것이다. 이제와서 입지 등을 탓하는 것은 변명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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