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부는 새바람
이상범 울산 북구청장이 구청 홈페이지 등에 외국출장 목적과 일정 등을 미리 자세히 알려 공직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 구청장은 최근 구청 홈페이지의 ‘구청장에게 바란다’방에 글을 올려 “1일 공무원 6명과 구의원 3명, 민간인 2명 등 10명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카시를 방문해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호접란 현지법인 코러스농장 협력방안을 협의한 뒤 9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일행은 6일 귀국하나, 저는 플로리다주에서 비행기로 4~5시간 거리인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유학중인 딸(대학생)에게 다녀오기 위해 아내와 함께 사흘 늦게 돌아올 예정”이라며 “추가 일정은 연가처리하고 이에 따른 경비는 사비로 부담하며, 아내의 여행경비도 자비로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 회원 게시판에도 “중요한 현안이 산적한 상태이나 10일 예정된 선고공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 시기를 미루기 어렵다”며 파업 공무원의 징계를 거부한 혐의(직무유기)로 기소돼, 선고공판을 앞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번 방문은 아파카시 청사 방문 및 환영 다과회, 코러스 농장 및 외국계 농장 시찰, 친환경도시·생태보존지역 견학 등의 일정으로 짜여졌다. 공무원 및 구의원 9명은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1명당 280만원씩 2500여만원을 지원받고, 이 구청장 부인과 화훼 조합장 등 민간인 2명은 경비 전액을 스스로 부담한다.
북구청 관계자는 “이 구청장이 외국 출장을 다녀온 뒤 보고서를 직접 작성해 구청 게시판에 올리곤 했지만 자신의 사생활까지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불필요한 외유논쟁이 주민들에게 누를 끼칠까봐 많이 고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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