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이트에서 만난 듯 지역·나이·직업 모두 달라
5명 중 생존한 1명은 자살방조 혐의 처벌 가능성
5명 중 생존한 1명은 자살방조 혐의 처벌 가능성
전남 광양의 한 펜션에서 20~30대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오전 8시15분께 광양시 진상면 한 펜션에서 20~30대 남녀 5명이 쓰러져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 중 방 안에 있던 유아무개(23·경기 파주·공익요원)씨, 정아무개(26·충북 충주)씨, 이아무개(34·서울·공기업 직원)씨, 정아무개(38·여·대구)씨 등 4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거실에 있던 김아무개(35·전남 순천·보험설계사)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방 안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 4장과 수면유도제 10여정, 화덕과 연탄 3장 등이 놓여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순천만정원 인근에서 만났지만 연휴 직전이라 방을 구하지 못하자 김씨 승용차로 같은 날 밤 10시께 이곳에 투숙했다.
이들은 지난 1일 오전 3시 화장실에 연탄을 피웠으나 꺼지는 바람에 1차 시도에 실패하자, 이날 오전 1시 수면유도제를 나눠 먹고 화덕에 연탄을 다시 피워 2차 시도를 했다.
유씨와 김씨는 지난 1일과 2일 경찰에 실종 신고가 들어온 상태였다.
광양경찰서는 “이들이 서로 지역·나이·직업이 다르고 특별한 연고가 없었던 점으로 미뤄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동반 자살했을 가능성이 크다. 4일 오전 10시 순천에서 주검들을 부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김씨의 트위터를 통해 처음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감식과 부검을 마치는 대로 생존자인 김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처벌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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