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회원 등의 고소·고발에 따라 4일 오전 검찰 출석
이 시장 “터무니없는 고발 이유로 검찰 소환은 정치적 탄압”
이 시장 “터무니없는 고발 이유로 검찰 소환은 정치적 탄압”
“박근혜 정부는 국민을 우습게 알고, 국민의 권리를 억압하고, 심지어 국민의 목숨까지 빼앗는 비정상적 국가권력입니다. 저는 이 순간 정의와 민주주의를 총체적으로 짓밟는 박근혜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규정합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과 관련해 보수단체 쪽에서 고소·고발된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이 4일 오전 검찰 출석에 앞서 밝힌 발표문의 일부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서 “선관위도 문제 삼지 않은 트윗글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고발을 이유로, 저의 트윗글이 대통령과 안기부(국가정보원) 심지어 ‘일베(일간베스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사소하고 터무니없는 고발을 이유로 소환 수사라는 강수를 둬 흠집을 내려 하고 있다”고 취재진과 지지자들에게 주장했다. 그는 또 “정치적 탄압을 목적으로 민선 자치단체장을 권력의 입맛대로 소환한다면 대한민국은 정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검찰 소환에 앞서’라는 발표문에서 “저를 투사로 만들고 있는 것은 박근혜 독재정권이다. 저뿐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을 투사로 만드는 것도 박근혜 독재정권”이라며 박근혜 정부를 ‘독재정권’이라고 네 차례나 강조했다.
성남지청 앞에는 ‘이재명을 사랑하는 모임’을 비롯한 이 시장 지지자 100여명이 ‘정치탄압을 중단하라’ 등이 적힌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응원했다. 반면, 이 시장을 고소·고발한 보수단체 간부 김아무개씨도 ‘정치쇼 하지 마라’는 손팻말을 들고나와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시장은 지난달 23일과 26일 두 차례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사전 일정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이날 출석에 대해서는 “정부 비판에 대응한 정치탄압으로 보이지만, 국가기관의 공무임을 감안해 출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검찰 조사는 보수단체 관계자와 전직 의원 등 3명이 각각 이 시장을 상대로 고소·고발장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보수단체 간부 김씨는 지방단체장 지위를 이용한 사전선거운동 지시 및 직권 남용,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한 2012년 대선 기간 선거운동(지방공무원법 위반), 2014년 총선 불법 선거운동(공직선거법 위반), 자신(SNS 신상털이 공개수배)과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광화문 불법 단식장 운영(허위 공문서 작성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이 시장을 고소·고발했다.
또 다른 보수단체 대표 장아무개씨는 ‘총풍사건’ 관련해 국가정보기관 등을 명예훼손했다고, 전직 국회의원 신아무개씨는 낙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각각 이 시장을 상대로 고소·고발했다.
이 시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자신은 오전 10시부터 공무원 일과시간이 끝나는 오후 6까지만 조사를 받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이날 오후 4시30분께 검찰 조사를 마쳤다.
한편, 검찰 조사 직후 이 시장은 “10건의 고소·고발 사건 중 오늘 8건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검찰은 선입견이나 악의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있는 사실 그대로 진술했고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판단해주도록 검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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