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척에 깜짝 놀라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따오기. 경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복원한 따오기 21마리를 4일 일반에 공개했다.
“이야! 난다 날아. 정말 예쁘다.”
관람장 구석에서 눈치를 살피며 쭈뼛쭈뼛 서 있던 따오기 21마리가 사람들의 박수 소리에 놀라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활짝 편 날개 아래에 숨겨져 있던 분홍빛 고운 깃털이 환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따오기들은 다시 관람장 구석에 삼삼오오 내려앉아 사람들의 눈치를 살폈다. 아직은 사람들을 무척이나 낯설어했다.
따오기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경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지난해 인공부화시킨 수컷 9마리, 암컷 12마리 등 따오기 21마리를 4일 일반에 공개했다.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던 따오기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복원센터는 이날부터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와 10시30분, 오후 2시와 2시30분 등 4차례 관람객을 받는다. 관람 시간은 1시간씩이며, 한차례 50명씩 들어갈 수 있고, 관람료는 무료이다. 관람객은 방역소독을 받은 뒤, 가로 25m, 세로 36m, 높이 12.5m 크기 관람장 안에 있는 따오기를 보게 된다. 관람희망자는 창녕군청 누리집(cng.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따오기를 보기 위해 4일 복원센터를 찾은 이방초등학교와 대합초등학교 학생 50여명의 반응은 뜨거웠다. 허자현(이방초 6년)군은 “멸종된 새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해요. 우리가 잘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라며 신기해했다. 정민지(대합초 4년)양도 “앞으로 따오기를 보러 자주 올 거예요. 이젠 멸종하지 않고 항상 우리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따오기는 1968년 천연기념물 198호, 2012년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하지만 동요 <따오기>를 통해 친숙할 뿐, 1979년 이후 국내에선 단 한 차례도 목격되지 않았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2006년부터 꼬박 10년째 따오기 복원사업에 매달리고 있다. 복원사업은 2008년 10월17일 중국 산시성 양시엔현 따오기 특별보호구역에서 자란 2003년생 따오기 암수 한쌍을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 들여오면서 본격화됐다. 따오기 부부는 다음해 4월부터 알을 낳기 시작했다. 창녕군은 유전자 다양성을 위해 2013년 12월23일 중국에서 2010년생 수컷 따오기 2마리를 추가로 들여왔다. 현재 이곳의 따오기는 171마리에 이르렀다. 창녕군은 이날부터 사람들과 접촉을 시작한 따오기 21마리를 내년 가을 인근 우포늪에 풀어줄 계획이다.
복원센터의 김성진 박사는 “동요로만 알고 있던 따오기를 실제 볼 수 있게 됐다는 점, 따오기 서식지를 복원했다는 점 등에서 복원한 따오기 일반 공개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55)530-1574.
글·사진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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