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인터뷰서 “늦지 않게” 대권 도전 여부 선언 의사
“미르·케이스포츠재단은 정경유착, 썩은 사과 도려내야”
“미르·케이스포츠재단은 정경유착, 썩은 사과 도려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늦지 않은 시간에” 대권 도전 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두고 “왜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은 도입 안 하냐”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5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언제쯤 대선 출마를 판단하겠느냐’는 질문에 “늦지 않는 시간에 고민의 결과를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 시기가 올해 안일 가능성에 대해 “지금 그런 과정에 있으니까 너무 앞서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유보해뒀다.
박 시장은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왜 (대선) 고민이 없겠냐. 시대의 요청과 이런 국민의 부름이 있는지에 대해 지금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무엇이 될 건가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정말 무엇을 할 건가 그래서 어떻게 이 벼랑 끝에 있는 나라를 살리고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리느냐 여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경우 사실상 시장으로서의 마지막이 될 국정감사를 소화하고 있다. 4일 안전행정위에 이어 12일 국토교통위 국감만 남겨둔 상태다. 때문에 국감 위원들도 시책이나 서울시보다 대선 출마 여부와 후보 박원순 평가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이에 박 시장은 ‘정부 실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안,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의혹 등을 주저없이 몰아세웠다.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의혹에 “서울시 청년수당 90억원 주지 말라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반대해놓고, 하루 만에 재단이 설립되고 대기업으로부터 700억 원을 모아낸다는 것은 정경유착이 아니고 뭔가.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정말 힘겨운 국민들이 이런 뉴스를 보고 얼마나 절망할까. 이거야말로 썩은 사과다. 이런 썩은 가지를 도려내는 심정으로 철저히 수사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백남기 특검법’ 논란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검찰에서 제대로 하면 특검법이 왜 필요하겠냐. 권력의 눈치나 보고 안 하니까 이런 현상이 되풀이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정부가 밀어붙이는 성과연봉제를 두고도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 등 힘쓰는 사람은 성과연봉제 안 하고 노동자만 하냐. 대통령 직무와 국회의원 직무를 성과연봉제로는 어떻게 평가하겠냐. 국민들은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한 성과연봉제 도입 방안을 이끌어내며 서울 지하철 노조의 파업을 철회시킨 바 있다. 박 시장은 “정부 무능의 책임을 다른 곳에 전가하면 안 된다. 서울시만이라도 공공기관 잣대를 수익이 아니라 공공성을 얼마나 잘 실현하고 있느냐로 (따져) 기관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임인택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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