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5일 오전 9시께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 방향 고성3터널 출구 부근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차량 통행이 중지됐다. 경남경찰청 제공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영남지역에선 5일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아침부터 태풍이 완전히 물러난 오후까지 거가대교·마창대교·고성3터널·문수터널과 울산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도로통행이 중지됐고, 바닷길과 하늘길도 모두 발이 묶였다.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이날 하루 임시휴업을 했다.
부산에선 이날 오전 10시39분께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 바닷가에 정박해 놓은 선박의 결박 상태를 살피던 허아무개(56)씨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오전 10시50분께 수영구 망미동의 2층짜리 주택에 살던 박아무개(90)씨는 1층으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오전 11시께 영도구 동삼동의 ㄱ대학 신축 기숙사 공사 현장에서는 태풍의 영향으로 넘어진 타워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덮쳐 노동자 오아무개(59)씨가 숨졌다. 또 아침 8시38분께 남구 문현동에서 길을 가던 조아무개(49)씨 등 2명이 강풍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치는 등 부산에서만 태풍으로 5명이 부상 당했다.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한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빌리지도 태풍으로 부서지는 등 도심 곳곳에서 붕괴·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김해공항에서는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항공편 36편이 결항됐다.
해안지역 8개 시·군에 태풍경보가 발령된 경남에선 이날 오전 9시20분께 거제 시내 철탑 전력선이 끊겨 거제 8개 읍·면·동 4만7000여가구가 정전되는 등 경남 전체 5만2000여가구의 전기 공급이 2시간여 동안 중단됐다.
5일 오전 11시께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한 대학 기숙사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노동자 오아무개(59)씨가 숨졌다. 부산시 소방본부 제공
이날 오전 9시께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 방향 고성3터널 출구 부근에선 산사태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통영 방향 2개 차로 모두 흙으로 덮여 차량 통행이 오후 늦게까지 중지됐다.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통행도 아침 7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께까지 통제됐다. 마산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마창대교 역시 오전 10시20분부터 낮 12시40분께까지 통제됐다.
태풍이 통과하는 시간과 바닷물이 차오르는 만조 시간이 겹침에 따라 오전 10시께부터 2시간 동안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해안도로와 진해구 속천해안도로의 차량 통행이 통제되는 등 경남 곳곳의 도로가 통제됐다. 결국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과 경남대 앞 해안도로, 진해구 용원동 의창수협 일대는 오전 10시50분께 침수됐다. 특히 마산어시장 일대는 정전까지 겹쳐 횟집 상인들이 큰 피해를 당했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통영시 도남동 부두에서는 정박해 있던 7t짜리 어선 2척이 침몰했다.
울산에서도 이날 오전 11시10분부터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 생산라인 일부가 물에 잠겨 한동안 공장가동이 중단되는 등 공장과 가옥, 도로 등의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경찰은 도로 19곳의 교통을 통제했다. 또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수위가 경보 수위(5.50m)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자 국토교통부 낙동강홍수통제소가 낮 12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태화강 일대에 홍수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또 케이티엑스(KTX) 경부선 울산역 북쪽 근처 철길 위에 도로 난간이 떨어져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은 긴급 복구작업에 나섰다.
부산기상청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태풍 차바가 대한해협을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불필요한 외출을 하지 말고 시설물·농작물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신동명 최상원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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