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불모산터널 입구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자동차 경주 장면. 차량 2대씩 나란히 줄지어 터널 입구로 접근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 창원시 불모산터널에서 시속 200㎞ 이상 속도로 자동차 경주를 벌인 4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12일 불모산터널에서 19차례에 걸쳐 자동차 경주를 벌인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김아무개(38)씨 등 4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 모두에게 면허정지 40일의 행정처분을 하고, 자동차 경주에 10차례 이상 이용된 차량 3대를 범행도구로 간주해 압수키로 했다.
김씨 등은 지난 7월3일부터 19차례에 걸쳐 주말 새벽 시간대에 경남 창원시 가음정동 불모산터널 입구에 모여 자동차 경주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모산터널은 경남 창원과 김해를 연결하는 유료 자동차전용도로로, 제한속도 시속 80㎞에 2150m 길이의 직선 도로이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터널 입구로부터 800m가량 떨어진 터널요금소 부근에서 차량 2대씩 나란히 줄을 서서 매우 천천히 터널로 접근한 뒤, 터널에 진입하는 순간 갑자기 속도를 올려 터널 끝까지 달리는 방식의 경주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부분 자동차 동호회 회원으로, 나이는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고, 직업도 제각각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부산, 대구, 경남 창원 등 영남지역에 살지만, 경기도에서 온 사람도 있었다.
이들이 경주를 벌이는 동안 불모산터널을 통과하려던 일반 차량 운전자들은 이들의 차량 때문에 앞을 막혀 터널에 들어가지 못하는 불편을 겪거나,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이들의 차량을 피하느라 사고를 당한 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여러 차례 출동했으나, 현장에선 사고 위험 때문에 아무도 붙잡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터널과 요금소 등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분석해 경주에 참가한 차량의 번호를 파악하고, 운전자들을 붙잡았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이들은 속력을 더 높이기 위해 자동차를 계속해서 불법개조했으나, 경주하면서 돈을 걸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