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스팸 차단해도 왜 자꾸 오나 했더니

보이스피싱 조직에 070회선 대주고 돈 챙긴 50대 구속
발신번호 변경 서비스 이용해 ‘1588’로 사기 행각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070 인터넷전화’ 회선을 제공하고 돈을 챙겨온 인터넷전화 통신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는 사기방조 혐의로 김아무개(58)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070 인터넷전화 통신회선과 발신번호 변경 서비스를 제공하고, 통신요금의 20%를 챙기는 수법으로 54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인터넷전화 통신사, 즉 별정통신사 5곳의 영업사원으로 등록한 뒤 1천여개의 통신회선을 확보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내줬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070인터넷 전화를 쓰면서, 발신번호 변경 서비스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의 전화번호인 ‘1588-****’, ‘02-***-****’ 등으로 번호를 바꿔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전화는 가입 때 가입자가 원하는 번호를 사용할 수 있어 이런 범행이 가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 신고가 많이 들어온 070 번호의 요금 납부자를 추적한 끝에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1588로 시작하는 번호를 보고 금융기관 콜센터로 믿었다가 사기를 당했다. 피의자는 수사기관이 범죄 이용 의심이 있는 인터넷 전화통신회선을 차단해도, 3개월 뒤 재개통이 가능하다는 맹점을 노려 범행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안산/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