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포럼과 한겨레통일문화 재단 주최
‘통일 토크쇼’에서 “흡수통일은 사회적 재앙”
“전제조건 없는 대화부터 시작해야” 강조
‘통일 토크쇼’에서 “흡수통일은 사회적 재앙”
“전제조건 없는 대화부터 시작해야” 강조
전직 통일부 장관 4명이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풀 수 없다’며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동원(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정세현(한반도평화포럼 공동대표), 이종석(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재정(경기도교육감)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3일 저녁 7시~9시30분 경기도 성남시청 온누리홀에 모여 이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날 한반도평화포럼과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통일토크쇼’에 참석했다.
임 전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흡수통일론은 대박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재앙이 될 수 있다. 국내외 정세로 정치적 통일을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슬기로운 평화통일 방책은 독일과 중국·대만 관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제조건 없는 대화부터 시작해 남북 접촉과 교류 협력사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선(先) 핵 폐기, 후(後) 관계개선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으로 미·북관계 개선을 견인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는 정세현·이종석 전 장관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참석했다. 정 전 장관은 “통일 대박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착각과 환상에서 출발한 정책”이라며 북한은 두 얼굴의 존재로 군사적으로 적대적이지만 통일의 동반자이다.
제재하더라도 기회가 되면 우리와 국제사회가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독자 핵무장·전술핵 재배치 주장은 허황한 주장이다. 내년 대선 전략 차원에서 보면 이런 주장은 야권을 종북 프레임에 가둘 수 있는 좋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현 대북정책은 우리에게 더 피해를 주는 자해정책이다. 북한은 운명적으로 떼어놓을 수 없는, 무시하고 살 수 없는 존재로 함께 가야 할 정책이 필요할 때“라고 말한 뒤, “제재와 압박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쿠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탈북자가 나온다고 망하지 않는다.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시장은 “북한은 무시한다고 없어지지 않는, 현실로 존재하는 상대다. 우리 스스로 필요 때문에 현실로 인정해야 하는 적대적 공생관계다. 자체 핵무장론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안보를 이용한 선동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이 교육감은 축사에서 “통일은 문득 갑자기 이뤄지는 게 아니다. 낙수가 모여 바위 뚫듯이 끊임없는 노력이 모여야 한다. 그러나 최근 통일 당위성마저 잊고 있는 젊은 미래 세대가 늘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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