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사건 등 한국전쟁 때 희생된 민간인과 국군 등의 유해 발굴을 주도해온 박선주(69·사진) 충북대 명예교수(체질인류학)가 오는 27일 9회 노근리평화상 인권상을 받는다. 노근리 국제평화재단은 노근리 사건이 지닌 인권·평화의 가치를 전 세계에 확산하려는 뜻에서 2008년 상을 만들었다.
노근리 평화상 심사위원회는 17일 “역사 인류학자인 박 교수가 노근리 등의 희생자 유해 발굴을 헌신적으로 수행하는 등 전쟁 희생자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해 수상자로 정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유해 발굴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1997년 7월 일본 홋카이도 댐·철도공사 강제 징용자 유해 발굴을 주도한 것이 인연이 됐다. 2000년부터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해 전국에서 유해 발굴에 앞장섰다.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을 만드는 데 산파 구실을 했으며, 이후 국민 방위군 유해 발굴, 실미도 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 등을 주도했다. 2008년부터 중국과 공동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설립 이후 한국전쟁 때 민간인 학살 희생자 발굴을 수행했으며, 진실화해위 활동 종료 뒤에는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유해 발굴 공동 조사단’을 꾸려 민간 차원의 유해 발굴에 앞장섰다. 지난해 대전 산내 골령골, 올해 충남 홍성 광천읍 유해 발굴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근리 평화재단은 △지적장애 13살 하은이 판결 관련 보도(<시비에스> 김광일 기자) △불법체류자 인권문제 보도(<중앙일보> 최종권 기자 등 △소설 ‘흔들리며 피는 꽃’(소설가 이덕화) 등을 올해 노근리 평화상 언론상, 문학상 수상자로 각각 선정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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