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에 오면/ 두고 온 내가/ 나를 어서 와 어서 와 하며/ 맞아들인다…”(‘지동에 오면’ 고은)
이 가을 <만인보>의 작가이며 ‘한국문학계의 기둥’으로 불리는 고은 시인의 시를 시와 노래, 그림으로 즐기고 시인을 직접 만나는 행사가 열린다. 고은재단은 20일부터 12월8일까지 매주 목요일(10월27일 제외) 오후 7시 수원 화성박물관에서 ‘고은 시와 수원 시민의 만남’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국회의원이기도 한 도종환 시인이 ‘고은 만인을 노래하다’(10월20일)를, 안도현 시인이 ‘내가 읽은 고은 시’를(11월10일), 공광규 시인이 ‘고은의 동시나라’(11월24일)를 꼭지 삼아 고은 시의 세계로 안내한다. 장석주 시인은 ‘한국문학과 고은’(12월1일)을 준비한다.
시민들의 직접 참여행사도 있다. ‘애송시 낭송 및 시노래’(11월3일, 정수자 시인 진행)나 한동민 화성박물관장과 함께 하는 군산 답사(고은 시인의 고향, 11월19일)가 그것이다.
30여년간 살던 경기 안성에서 2013년 수원 광교산 기슭으로 터를 옮긴 고은 시인은 창작 활동으로 바쁘지만, 지역 문화교류에도 힘을 아끼지 않아 왔다. 수원 옛 골목인 팔달구 지동 벽화거리에서 지역 문인 30여명과 함께 골목길 담벽에 자작시 쓰기(사진) 행사를 추진해 자작시 ‘지동에 오면’을 남겼고, 수원 평화비 추모시 헌납 등에도 참여했다.
오춘옥 고은재단 사무국장은 “시인이 수원에 오신 뒤 시민들이 편하게 시인의 시를 읽고 즐길 만한 기회가 따로 없었는데 이웃 시인으로서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집 인원은 100명으로 고은재단 누리집 등에 신청하면 된다. www.kounfoundation.com 또는 031-267-3551.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수원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