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 금고는 47년 부산은행 아성에 농협 등 도전
부산시 2금고는 농협과 국민은행의 리턴매치
부산시 2금고는 농협과 국민은행의 리턴매치
몇 조원에 이르는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의 예산을 예치하려는 지역 금융계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47년 만에, 부산시는 4년 만에 각각 막대한 예산을 관리할 금고 은행이 바뀔지 관심거리다.
부산시교육청은 내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4년 동안 연간 3조8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맡길 은행을 선정하는 절차와 제출할 서류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18일 교육청사에서 열었다. 입찰에 참여할 은행은 31일까지 제안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해야 한다.
부산시교육청은 1969년부터 교육비특별회계를 은행에 맡겨왔는데 부산은행이 지금까지 47년 동안 독점했다. 시교육청이 3~4년마다 교육금고를 선정하는 공고를 냈으나 다른 은행들이 한 번도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부산은행이 수의계약 형식으로 교육금고를 따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농협이 처음으로 교육금고 입찰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금고 가운데 특정 은행이 50년 가까이 독점하는 것은 부산이 유일하다. 교육금고를 바꾸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다.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도 이날 부산시교육청의 설명회에 참석해 입찰 참여 의지를 나타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교육금고를 유치한다고 해서 수익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징성이 있고 무형의 효과가 있다. 교육 관련자들이 심사위원으로 대거 위촉되지 않으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4년 전엔 2013~2016년 교육금고 제안서 설명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부산은행은 이번에도 수의계약을 은근히 기대하면서, 경쟁이 이뤄지더라도 오랜 기간 교육금고를 관리한 경험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자신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종전처럼 공고 기준에 맞춰서 입찰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26일, 2017~2020년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다음달 10일께 연간 8조원 규모의 1금고와 3조원 규모의 2금고 관리 은행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시 2금고는 4년 만에 다시 국민은행과 농협의 재대결로 압축됐다. 12년 동안 2금고를 관리하다 4년 전 국민은행에 빼앗긴 농협은 4년 만에 다시 탈환하려 한다. 4년 전엔 시에 내는 협력사업비를 국민은행보다 43억원 적게 써냈는데, 이번에 얼마를 써낼지 주목된다.
부산시 1금고는 부산은행이 단독으로 제안서를 제출했다. 부산시는 지난 6일 재공고를 냈으나 4년 전처럼 부산은행의 단독 제안이 유력해 부산은행이 재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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