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초·중·고교 지침 어기고 외부 경조사비등 사용
울산의 대다수 학교에서 학교 운영경비로 써야 할 업무추진비를 경조사비와 임의단체 회비 등으로 마구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옥희 울산시교육위원은 2일 “지난해 지역 초·중·고교 190여곳에 지급된 업무추진비 20억여원 가운데 1억3700여만원이 학교 업무와 무관한 경조사비와 임의단체 회비 등으로 사용됐으며, 이 가운데 8400여만원(61%)은 사용지침에 어긋난 지출”이라고 밝혔다.
현행 지침에 업무추진비는 교직원간담회, 학교운영위·학부모회 운영경비 등으로 사용하고, 소속 학교 교직원이 아닌 사람의 경조사비와 교장 및 교직원이 개인자격으로 가입한 단체회비, 전별금 등으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사용지침에 어긋난 지출 내역은 교장협의회비 3200여만원, 교감협의회비 550여만원, 기관장협의회비 270여만원, 외부 경조사비 3000여만원, 전별금 64만원, 기타 단체회비 1200여만원 등으로 쓰였다. 학교별로는 고등학교가 4400여만원으로, 초등학교(1600여만원)와 중학교(2300여만원)보다 2~3배 가량 많았다.
중구 ㅅ초등학교는 상을 당한 동창회 사무국장에게 화환(10만원)을 보냈으며, 울주군 ㅅ초등학교는 마을 경로잔치 격려금 5만원을 냈고, 동구 ㅎ중학교는 퇴임한 다른 학교 교직원에게 전별금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울주군 ㅅ중학교는 라이온스회장 취임 축의금을 냈고, 동구 ㅎ고교는 방화관리자회비를 업무추진비로 냈다.
노옥희 교육위원은 “대다수 학교장들이 다달이 25만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따로 받으면서 학교 업무추진비 일부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부당하게 지출된 업무추진비는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장·교감협의회비 등 일부 항목은 공과 사를 구분하기 모호한 점이 있다”며 “공적인 성격의 단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지침 규정의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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