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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잊었나?…전남 일부 여객선, 승선명부 ‘고의 누락’

등록 2016-10-24 16:41수정 2016-10-24 20:35

뱃삵 현금으로 받고 승선권 미발급
선사쪽 “승무원 연로해 빼먹기도”
해양수산청 “확인땐 과징금 물릴것”
낙월~향화 낙도 보조항로
낙월~향화 낙도 보조항로
세월호 사고 뒤에도 전남 지역 일부 여객선들이 여전히 누가 탑승했는지도 모른 채 깜깜이 운항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영광·진도 등 소규모 섬들의 주민들은 24일 육지를 오가는 주민이나 섬을 드나드는 외지 승객이 적은 일부 여객선에서 뱃삯을 현금으로 받고 승선권조차 끊어주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승선권을 발급하지 않는데 승선명부인들 제대로 작성하겠느냐. 사고가 나면 몇 명이 탔는지, 누가 탔는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영광군 낙월면 주민 ㄱ(60)씨는 “낙월~향화 노선을 운항하는 섬사랑 12호는 몇해 동안 뱃삯을 현금으로 받을 뿐 배표를 주지 않았다. 승선원들이 수익을 가로채지는 않았는지 수사하고, 폐회로텔레비전이라도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40여명이 낙월도로 등산을 왔는데, 이들조차 승선권을 끊어주지 않는 등 안전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에 살며 3년 동안 업무차 낙월도를 오간 ㄴ씨는 “2014~2016년 꾸준히 배를 탔지만 승선권을 받은 기억이 없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안전 관리가 허술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낙도 항로인 낙월~향화 노선을 오가는 섬사랑 12호는 한 해 4억3880만원을 국가에서 보조받고 있다. 이 노선을 하루 세 차례 오가는 대가로 인건비·유류대·운영비 등을 지원받는다. 지난 4월 동거차도에 갔던 광양 시민 ㄷ(48)씨는 “한림페리 3호를 타고 팽목항에서 들어갈 때는 승선명부를 작성했지만, 동거차도에서 나올 때는 승무원들이 얼버무렸다”고 말했다.

운항관리규정을 보면, 여객선 선장은 출항하면 승선 인원을 운항관리센터에 보고해야 한다. 또 이름·주민등록번호·전화번호 등이 적힌 승선권은 석 달 동안 보관해야 한다. 선사 쪽은 “승객이 많지 않은 항로에선 근접관리가 어렵다. 매표소가 따로 없고 승무원은 연로해서 가끔 빼먹기도 한다. 출항이 임박해 승객이 타면 일일이 챙기기 쉽지 않고, 주민들한테 탈 때마다 신분증을 보자 하면 짜증을 내기 일쑤다”고 해명했다.

목포해양수산청쪽은 “주요 항구에선 입출항 관리가 강화돼 배 타기가 짜증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승선권 미발급 사례가 있다면 확인되는 대로 선사에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목포해양수산청 선원해사안전과 김근태씨는 “보조항로 운항선박에 한 척 당 폐회로텔레비전을 4대씩 설치해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수입금 관리를 투명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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