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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도심 폐교가 과학체험관으로 변했어요~

등록 2016-10-24 16:55수정 2016-10-24 21:56

부산 동구 초량동에 전국 최초 100% 체험 위주 과학체험관
옛 부산디자인고 터에 세워 도심 활성화 기대
저렴한 입장료로 일상 속 과학현상 직접 체험
부산과학체험관
부산과학체험관
지난 19일 부산도시철도 1호선 초량역에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쪽으로 차를 타고 가니 우주선이 비스듬하게 땅에 착륙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물이 나왔다. 부산 동구 초량동에 있는 부산과학체험관이다.

건물 2층으로 올라가니 몇십 개의 체험전시물이 가득하다. 중학생 30여명이 삼삼오오 돌아다니며 설치물을 만지고 있었다. 학생들은 학교 실험실에선 해볼 수 없던 일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들이 무엇을 만져도 체험관 쪽에선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기기 파손을 우려해 눈으로 보는 것만 허용하는 다른 체험관과는 다르다.

대형 육면체 모양의 체험물 앞에서 스위치를 눌러봤더니 갑자기 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빛이 번쩍 났다. 체험관 관계자는 “스파크 방전으로 고주파 고전압을 발생시키는 특수 변압기인 테슬라 코일에 의해 순간적으로 생성되는 자기장”이라고 설명했다.

체험물은 2~4층에 빛, 전자기, 소리·파동, 지구·생명, 열·역학, 수학·융합 등 6개 영역에 걸쳐 212점이 있다. 물방울이 떨어질 때의 순간적 변화를 초고속 카메라를 통해 자세히 볼 수 있다. 용수철로 파동을 만들 수 있고 드라이아이스로 혜성의 꼬리를 만들 수도 있다. 오목거울 모양의 원반을 이용해 20여m를 사이에 두고 있는 두 사람이 반대 방향에서 조용히 말하는 소리를 듣는 체험도 가능하다. 안내원이 없어도 체험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부산과학체험관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하고 체험물 앞에 다가서면 체험방법과 원리 설명이 자동으로 나온다.

부산과학체험관 2층 테슬라 코일 실험장치에서 자기장이 발생하자 학생들이 놀라고 있다.
부산과학체험관 2층 테슬라 코일 실험장치에서 자기장이 발생하자 학생들이 놀라고 있다.
부산과학체험관 3층 지구생명 코너의 오목거울을 보고 말하는 소리를 20여m 거리의 반대쪽 사람이 듣고 있다.
부산과학체험관 3층 지구생명 코너의 오목거울을 보고 말하는 소리를 20여m 거리의 반대쪽 사람이 듣고 있다.
부산과학체험관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과학체험관 가운데 유일하게 100% 과학체험시설로만 이뤄졌다. 모두 과정을 중시하는 기초과학 위주 체험전시물들이다. 자동차·항공우주·선박 등 결과를 중시하는 산업 응용과학 위주로 이뤄진 다른 과학관과는 차별된다.

홍말숙 부산과학체험관 관장은 “일상생활과 초·중·고교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원리를 직접 체험해 보면서 원리를 익히는 방식이다. 과학이 어렵고 까다롭다고 여기는 초·중·고교생들에게 좋은 학습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과학체험관 2층에서 학생들이 대형 비누 막 표면에 빛의 간섭 및 반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무지개 색을 관찰하고 있다.
부산과학체험관 2층에서 학생들이 대형 비누 막 표면에 빛의 간섭 및 반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무지개 색을 관찰하고 있다.
부산과학체험관이 들어서기 전에는 부산디자인고가 있었다. 옛 도심에 있던 부산디자인고가 인구 감소 등의 이유로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폐교됐는데, 부산시교육청이 2012년 1월부터 국비 100억원을 보탠 34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1714㎡ 규모의 과학체험관으로 탈바꿈시켰다.

폐교 자리에 과학체험관이 들어서자 주민들은 반긴다. 부산디자인고가 다른 곳으로 가버려 더 썰렁해진 옛 도심에 과학체험관이 들어서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잇따르자 동네가 밝아졌다는 반응이다. 주말에 가족들이 이곳을 찾으면 주변 상권이 되살아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부산과학체험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초·중·고생은 2000원, 19살~64살 성인은 4000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단체할인도 되며 강당과 특별전시실도 유료로 빌릴 수 있다. 토요일엔 초·중학생을 위한 과학교실 등 체험 행사도 운영한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부산과학체험관이 알파고 시대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이 꿈을 키워가는 기초과학 산실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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