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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학교 정문과 담장이 사라졌어요.

등록 2016-11-01 16:16수정 2016-11-01 19:16

부경대 정문 헐고 광장 조성해 주민에게 개방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 기대감…졸업생은 아쉬움 속 환영
부산의 국립 부경대가 시설물 파손 등을 우려해 담장을 치고 빗장을 걸어 잠그는 기존 대학의 관행에서 벗어나 학교 담장을 허문 데 이어 정문과 경비실까지 없앴다. 대도시 도심에 있는 대학이 기존에 있던 담장과 정문을 헐어내기는 드문 일이다.

부경대는 1일 오후 3시 부산 남구 대연캠퍼스 정문에서 정문 정비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정문 정비사업은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가 통합해 부경대로 출발한 지 20돌 되는 해를 기념해 추진했다. 1941년 4년제 전문학교로 출발한 부산수산대는 1990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했으며 1996년 부산공업대(4년제)와 통합하고 부경대로 이름을 바꿨다.

부경대(옛 부산수산대) 정문은 두 대학이 통합하기 전인 1984년에 만들었다. 고래 4마리가 입을 벌린 모습이 그려진 대형 문설주(기둥) 4개를 설치해 교문을 만들었다. 문설주와 교문은 외부인과 대학을 차단하는 경계가 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권위의 상징이 됐다. 1980~1990년대 민주화 시위가 벌어질 때는 학생들의 시내 진출을 막아 원성을 샀다. 부산공업대 졸업생들이 고래 모습이 부산수산대만 상징한다며 철거를 요구해 두 대학 동문회가 오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부경대는 2년 전 문설주와 교문을 헐었다. 설치한 지 30년 만이다. 대학본부는 정문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기로 하고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 통합 20돌을 맞은 올해 완공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먼저 정문 진·출입 통행로를 15.6m에서 18m로 넓혔다. 진·출입로 옆 인도도 넓혀서 자전거와 사람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통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4차로인 진·출입로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는 오른쪽과 왼쪽으로 구분해 사람들이 오갈 때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했다.

부산수산대 개교 때부터 자리를 지켜온 경비실도 사라졌다. 경비실은 교내로 들어가는 방향의 정문 왼쪽에 있었으나 자전거 보관소와 함께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1935㎡ 규모의 광장이 들어섰다. 이 광장은 학생들과 시민들의 만남의 공간으로 24시간 활용된다. 앞서 부경대는 2009년 학교 담장을 허물어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정문과 경비실이 사라지면서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더 안전하고 원활해졌다. 옛 정문에 광장이 들어서자 상인들은 반가워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옛 정문 광장을 찾으면 장사가 더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부경대를 졸업한 류광태(49)씨는 “문설주의 고래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통합했던 두 대학이 화학적 결합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주민들에게 더 친근한 대학이 될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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