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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고 안전한 ‘1석4조’ 먹거리, 여기있소!

등록 2016-11-01 16:23수정 2016-11-01 22:16

화성시 로컬푸드 도입 확산 2년째 참여농가 갑절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지역경제 활성화 등 ‘1석4조’
“깨끗하고 싱싱해서 좋아요.”

31일 오후 경기 화성시 봉담읍 서봉산길 화성로컬푸드 직매장 봉담점에서 만난 주부 김아무개(57)씨가 향남새도시에서 승용차로 10여분을 달려 이곳에 오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지역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바로 이어주는 ‘로컬푸드(local food)’가 주부 등한테 인기다. 일찌감치 로컬푸드 도입 확산에 나선 화성시를 찾았다.

봉담점은 대형마트처럼 매끈하거나 넓지 않다. 진열된 농산물이 균일하지도 않다. 대신 매장문을 열자마자 농산물의 싱싱한 내음에 사로잡힌다. 파, 감자, 배추, 양배추 따위 그날그날 출하된 여러 농산물이 제각각의 크기로 깔끔하게 소포장되어 있다. 포장지 위로는 생산자 이름이 보인다. 대량으로 찍어내거나 가공한 제품들에 익숙한 이들에겐 관광 삼아 다니는 시골장보기 기분도 줄 법하다.

남편과 장을 보던 주부 황숙희(사진)씨는 “일단 물건값이 비싸지 않아요. 생산자 이름이 있으니 믿을 수 있고 다듬어진 것도 깨끗해요. 버리는 게 별로 없죠. 다른 곳에서는 파 몇 개만 필요해도 한 단을 사야 하지만 여기서는 필요한 만큼 살 수 있도록 소포장된 데다 종류도 다양하니 고르는 재미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 봉담읍 서봉산길 화성로컬푸드 직매장 봉담점을 찾은 주부 황숙희씨가 진열된 무를 살펴보고 있다.
경기 화성시 봉담읍 서봉산길 화성로컬푸드 직매장 봉담점을 찾은 주부 황숙희씨가 진열된 무를 살펴보고 있다.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화성시 로컬푸드 매장도 빠르게 자랐다. 1호 매장인 봉담점이 문을 연 2014년 첫해 지역 농민 200~300명이 참여해 매출액 20억원을 찍었다. 지난해와 올해 2호점인 동탄새도시 능동점과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휴게소에 3호점이 문을 열면서 올해 매장을 찾은 이들은 23만3000명을 넘어섰다. 동네 소비자와 접점이 넓어지면서 직매장 3곳에 참여하는 농민도 600여명으로 늘었고, 매장 전체 매출액도 60억원을 예고(현재 50억원)하고 있다.

로컬푸드의 성장 비결은 공급자 중심의 기존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한 데 있다. 수요자와 생산자 중심으로 전환해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값싸고 싱싱하면서도 안전한 지역 농산물을 먹을 수 있고, 생산자는 제값을 받는 것은 물론 유통과정에도 직접 참여하니 서로 도랑치고 가재 잡는 셈이 된다.

매년 일정 교육을 받은 농민들은 매일 오전 6시 안전성 검사를 거친 농산물을 진열대에 직접 놓는다. 진열대에 올해 직접 도정한 햅쌀을 놓던 농민 김용근(매송면)씨는 “올해 처음 교육을 받고 참여했는데 재미를 붙이는 중이다. 소비자 입맛에 좋은 미질이 뭘까, 값은 얼마나 매길까 고민한다. 아직은 배우는 중이다”고 했다. 김씨는 4㎏ 햅쌀 한 봉지에 1만4천원을 매겨 7월 이후 10가마를 팔았다. 농민들은 1주일 단위로 화성시푸드센터를 통해 판매 대금을 받는다.

최병찬 화성푸드통합지원센터장은 “역외로 빠질 자금을 로컬푸드를 통해 지역내에서 선순환시켜 지역경제도 지킬 수 있다.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려고 농약 사용을 자제하는 만큼 환경에도 좋아서 ‘1석2조’를 넘어 ‘1석4조’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내 로컬푸드 직매장은 모두 22곳으로 올해 600억원을 매출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50억원이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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