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도 5일 오후 5시부터 시내 롯데백화점 앞에서 시민·노동자·학생 1000여명이 모여 ‘박근혜 퇴진 시민대회’와 거리행진을 벌였다.
‘박근혜 하야 민중총궐기 울산조직위’는 5일 오후 5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시민·노동자·학생 1000여명(경찰 추산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퇴진 울산시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약국을 운영했다는 한 시민은 자유발언에 나서 “어제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를 보고 정말 사태 파악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재벌들의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자금 출연을 선의라고 했는데, 재벌들이 재단에 돈을 넣자마자 박 대통령이 노동 악법과 각종 재벌규제 완화 입법을 국회에 압박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한 여고생은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에 의해 뽑힌 대통령이 국민이 물러나라는 데도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노동자는 “박 대통령이 사과한다고 담화를 발표했는데 이건 꼬리자르기 시도고, 검찰을 계속 통제하고 최순실 수사에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휠체어를 타고 자유발언에 나선 한 장애인 활동가는 “박 대통령의 하야로 그쳐선 안 되고 구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오길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박 대통령이 취임 때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 해놓고는 3년9개월 만에 나라를 말아먹었다. 오늘 폭력 경찰의 물대포에 희생된 백남기씨 장례를 치렀는데, 폭력 진압을 지시한 박 대통령 하야소식을 전하지 못한 채 장례를 치른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참가자들의 자유발언과 ‘박근혜’ ‘최순실’ 이름을 이용한 삼행시 지어 발표하기, ‘아리랑 목동’ 노래를 개사해 만든 ‘하야가’ 부르기 등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뒤 ‘거짓 사과 박근혜 하야·구속’ ‘비리공범 새누리당 해체’ ‘국민주권 회복’ 등을 외치며 롯데백화점에서 현대해상 사거리까지 1.6㎞ 구간의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곳에서는 지난 4일 저녁에도 백남기 농민 추모 촛불집회와 거리행진이 열렸다. 민중총궐기 울산조직위는 7일부터 11일까지 저녁마다 이곳에서 시국행동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울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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