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아대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부민도서관에서 밤샘 책읽기에 도전하고 있다. 동아대 제공
대학 도서관에서 여러 명이 함께 밤샘하며 책을 읽는 이색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끈다. 대학생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 마련한 행사인데 이미 지원자들이 정원을 넘어섰다.
부산 동아대 도서관은 8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10일 밤 9시30분부터 11일 아침 6시까지 부민동캠퍼스 부민도서관 7~10층에서 ‘북적북적 밤샘 책 읽기’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동아대 도서관이 학생들이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돕고 캠퍼스 독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4년 처음 열었다.
학생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지난해 30명 정원에 55명이 신청해 당일 42명이 참가했는데, 세 번째로 열리는 올해엔 91명이 신청해 정원 70명을 훌쩍 넘겼다.
2014~2015년 행사에선 참가자들이 각자 독서를 했으나 올해는 5명이 모둠을 이뤄 읽는다. 14개 팀이 배정된 부민도서관 스터디룸에서 처음 보는 학우들과 함께 책을 읽는다. 팀별 회의를 열어 조장을 뽑고 각자 원하는 책을 읽은 뒤 조장이 사회를 보며 소감을 나눈다. 참가자들은 새벽 5시께 8층에 모여 14개 팀이 책을 읽은 소감을 발표하는 자유발언과 새벽 토크를 한다. 참가자들은 수료증을 받고 설문에 답한 뒤 아침 6시께 해산한다.
도서관 쪽은 오랫동안 책을 읽으면 집중도가 떨어지고 심야에 졸음이 몰려드는 것을 고려해 자정께 스트레칭과 게임도 진행한다. 8층에 영화상영관을 만들어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2시간짜리 영화 2편을 상영하고 도서관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마일리지 3만점과 담요, 핫팩, 간식 등도 제공한다.
읽을 책은 외부에서 가져오거나 도서관 검색대에서 찾아 자율적으로 선택하면 된다. 도서관 쪽은 도서를 선정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추천한 대학 신입생을 위한 도서 100권을 비치할 예정이다.
최병각 동아대 부민도서관장은 “스마트폰 사용이 많아지면서 종이책을 읽는 학생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함께 모여 밤새 책을 읽는 경험은 좋은 추억이 될 것이고 종이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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