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고 연대하여 대한민국 민주주의 지켜내자”
“민주주의 파괴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
이우중 학생 160명도 “우리들에게 묻는다”며 시국선언
“민주주의 파괴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
이우중 학생 160명도 “우리들에게 묻는다”며 시국선언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각계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 이우고 학생들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나섰다. 수도권 고교생들이 학교 안에서 시국선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우고 학생들은 10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동원동 학교 안에서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자괴감 들어…’라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민주주의란 국민이 국가의 주권을 가지고 스스로 그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제도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한 측근의 뜻에 따라 국가를 운영했고, 최순실은 대통령을 꼭두각시 삼아 우리나라를 주물렀다.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주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처와 후속처리, 한일 위안부 협상, 국정화 교과서 논의 등 중대한 결정이 필요한 사안에서 국민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단행했다. 헌법이 선언한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또 “현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과 연관된 많은 비선 실세들과 기업들에 대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그 모든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이번 게이트로 인해 많은 청소년이 배움과 현실에 대한 괴리와 사회적 박탈감을 느꼈다. 대한민국 정부는 우리 사회가 청년들이 배움을 실현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성하라”고도 했다.
‘이우고등학교 공동선언단’ 명의의 시국선언에서 학생들은 “우리는 한 사회를 살아가는 한 주체로서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 기반이 위태로운 이 시국에 침묵하고 있을 수 없다.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 중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늘 학생들이 있었다. 과거 그들이 항상 행동하고 연대하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듯이 바로 지금이 다시 한 번 청소년들이 움직여야 할 시점”이라며 “앞으로 우리는 우리가 마주할 새로운 사회를 정의롭고 평등하게 만들기 위해 배움을 이어나갈 것이며,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더욱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우중학교 학생 160명도 같은 날 ‘우리들에게 묻는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엘리트는 다 어디로 갔나요? 누가 우리를 지켜주나요?”라며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행동해야 하는 사람들이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힘 없는 사람들을 지켜주지 않았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살아나갈 청소년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아는 것은 많지만 생각하지 않는, 세상의 불의와 부정의에 행동하지 않는, 다른 이들의 고통과 아픔에 반응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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