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수원대에서 ‘4차 산업과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기 위해 이인수 총장(오른쪽)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각종 사학비리 의혹으로 시끄러운 수원대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특강을 한 사실을 놓고 비판 목소리가 일고 있다. 안 전 대표가 국회에서는 수원대 사학비리를 언급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6일 오후 ‘4차 산업과 우리의 미래’라는 주제의 수원대 특강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뿌리부터 썩어 있는 우리 사회는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가 살아남으려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전부 뒤집어엎어 바꿔야 하는데 국민의 마음이 모이는 지금이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수원대 총학생회 초청으로 열린 이날 특강에는 학생 등 1천여명이 참석했으며 강의 뒤에는 ‘미래 먹거리’, ‘창업혁명’ 등에 대한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졌다. 특히 안 전 대표는 행사장인 수원대 대강당에 이인수 총장과 함께 나란히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장은 올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로부터 ‘수원대 교수들의 무더기 해직 등의 교권탄압 배경과 과정을 추궁하고, 적립금을 수천억원 쌓아놓고도 학교의 부실운영을 저질러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등급을 받는 등의 사학비리’와 관련해 증인채택을 요구받았으나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 총장의 사학비리와 관련한 국회 증인채택 무산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4번째다.
이날 특강이 학생들의 초청에 의해 이뤄졌다지만 특강 뒤 수원대의 사학비리를 대하는 안 전 대표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국회 교문위에서 활동했던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는 자신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 전 대표는 소속 상임위원회인 국회 교문위에서 수원대 해직교수들은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해직되었고 법원의 판결은 어땠는지 등 수원대의 사학비리에 대해 언급한 일이 있냐”고 되물었다. 정 전 대표는 “특강도 하고 싶겠지만, 국민에 대한 책임감도 좀 강하게 느끼세요”라고 지적했다.
수원대 한 해직 교수는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특강이라고 해서 비난이 적절치 않다고 보았다. 하지만 국회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수원대 사태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날 특강에서 뿌리부터 썩은 수원대 사학비리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이 오히려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총장과 나란히 한 것에 실망스럽고 국회의원 본분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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