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 때문에 주차장 이용 불편해 홧김에 범행” 자백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는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 주변에 걸린 ‘(세월호 참사 당시 사라진) 대통령 7시간을 밝혀라’는 등의 펼침막 20여개를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박아무개(4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12일 밤 10시께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 정부 합동분향소 정문에 설치된 ‘진실은 밝혀진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펼침막 26개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 기사)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이날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깨진 병 조각을 주워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벌여 10여일 만에 박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장소 인근에 사는 박씨는 분향소 때문에 주차장 이용이 불편해 술김에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특정한 단체에 소속돼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갖고 범행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4·16가족협의회 쪽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11·12 민중총궐기대회’가 있던 날 유가족 대부분이 분향소를 비우고 서울 집회에 참석했다 돌아와 보니, 분향소 주변에 내 걸렸던 펼침막 상당수가 훼손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훼손된 펼침막은 ‘대통령의 7시간을 밝혀라’ ‘진실을 감추는 자가 범인이다’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지난 7일 4·16안산시민연대 소속 64개 단체가 만들어 희생자 4·16가족협의회에 전달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