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울 도심 농민 집회 허용’ 불구, 경찰 ‘교통 방해’ 들어 트랙터 서울 진입 막아
25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도심 집회를 법원이 허용했으나, 경찰이 ‘교통소통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죽전휴게소, 안성 나들목 등에서 농민들이 탄 트랙터, 화물차의 상경을 막아 예정대로 집회가 열리지 못했다.
투쟁단 본진과 충남 천안 입장휴게소에서 출발한 농민들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경기도 평택대학교에서 합류했다. 농민들은 이곳에서 대열을 재정비한 뒤 서울로 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법원이 집회를 허용하면서도 트랙터·화물차 등 농기계를 몰고 와 운행하거나 주차하는 것은 금지한 점을 들어 이들을 막았다. 경찰은 트럭 등 차량 이동만 허용하면서 그마저도 팻말과 깃발은 모두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봉준 투쟁단’의 트랙터 9대와 화물대 50여대는 25일 낮 12시 경기 안성 종합운동장에서 모여 서울 쪽으로 출발했다. 운동장을 빠져나올 때 경찰이 트랙터를 막아 잠시 실랑이가 일기도 했지만 경찰이 길을 비키며 예정대로 길을 나섰다. 지난 15일 전남 해남에서 출발한 ‘서군’ 트랙터들과 지난 16일 경남 진주에서 출발한 ‘동군’의 트랙터들은 시속 20㎞로 매일 8시간 상경길에 올랐다. 이들은 전날 경기 안성에서 합류했다.
동군과 서군과 별도로 이날 서울 농민대회에 참여하려고 각 지역에서 상경한 농민 화물차 40여대도 이날 낮 12시 충남 천안시 입장 휴게소에 1차 집결해 서울 방면으로 향했다. 나머지 집회 참가자들은 개별적으로 서울로 향했다.
투쟁단 본진과 입장휴게소에서 출발한 농민들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경기도 평택대학교에서 합류했다. 농민들은 이곳에서 대열을 재정비한 뒤 서울로 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법원이 집회를 허용하면서도 트랙터·화물차 등 농기계를 몰고 와 운행하거나 주차하는 것은 금지한 점을 들어 이들을 막았다. 경찰은 트럭 등 차량 이동만 허용하면서 그마저도 팻말과 깃발은 모두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과 경찰이 협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면서 오후 4시께 깃발을 뗀 100∼150대 차량만 서울로 다시 출발했다. 이에 따라 5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예정된 ‘쌀값 대폭락, 농민 살해, 국정농단 박근혜 퇴진 농민대회’는 열리지 못했다. 농민 200여명과 화물차 100대는 이날 저녁 서울 길목인 경기도 죽전휴게소에 집결해, 차량 5~6대씩 끊어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발했다. 경찰은 트랙터를 실은 화물차의 서울 진입을 막았다.
이종혁 전농 부장은 “경찰이 막아 평택을 빠져 나가는 데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이날 광화문에서 예정된 집회는 열리지 못하지만, 전남 해남과 경남 진주에서 올라온 투쟁단 트랙터는 트럭에 실어 서울로 옮길 계획이다. 우리는 끝내 광화문에 도착할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평택대 앞에 7개 중대, 안성나들목 주변에 3개 중대, 죽전휴게소에 3개 중대, 오산나들목 에 1개 중대 화성휴게소에 1개 중대 등 총 15개 중대 120여명을 배치했다.
김기성 최예린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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