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장소도 한달 이상 공사…서울시 휴장 결론
여론조사서도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 과반수
여론조사서도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 과반수
서울시가 올 겨울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고려한 조처다.
서울시는 “매년 12월 스케이트장을 개장하는 것이 시민과의 약속이지만, 대규모 도심 집회가 앞으로도 개최될 것으로 예상돼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부득이 이렇게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는 당초 이달 20일 서울광장에 스케이트장 설치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6일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자 시민 안전을 위해 공사 시작일을 한주 뒤인 28일로 미뤘다. 서울시는 제3의 장소에 스케이트장을 설치하는 방법까지 검토했지만, 안전진단과 조성공사 등에 한 달 넘게 걸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체 장소로 고려된 곳은 잠실종합운동장, 어린이대공원, 서울혁신파크, 옛 경기여고 자리, 장충단공원 등이다. 장소 이전에 따른 설계변경과 구조 안전진단에 2주, 스케이트 조성공사에 4주 등 시간이 걸려 이용객이 몰리는 연말까지 개장이 어렵고, 연말을 넘겨 개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시가 스케이트장 운영과 관련, 누리집과 모바일을 통해 24∼26일 긴급여론조사를 한 결과도 ‘올해는 운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누리집 가입자 대상 패널 조사에서 2417명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58.7%가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고 답했고, 38.1%만이 ‘운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조사에서도 참여자 597명 중 72.4%가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고 답해 ‘운영해야 한다’(27.0%)는 의견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번 휴장 결정으로 이미 투입된 비용 5억5천만원은 회수가 어려워졌다. 스케이트장 조성공사에는 모두 12억5천만원이 필요한데, 서울시가 7억5천만원, 우리은행이 5억원을 낼 예정이었다. 김의승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인 만큼, 다음달 9일 개장하는 여의도공원 스케이트장이나 다음달 23일 문을 여는 올림픽공원 스케이트장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편리한 교통에 단돈 1천원으로 즐길 수 있어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2004년부터 12년 동안 누적 입장객이 234만4천명으로, 한 해 평균 19만5천명이 다녀갔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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