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에서만 오리 33만마리, 닭 30만마리 매몰
이웃 진천도 번져 오리 7만마리 매몰, 2014년엔 두 곳서 180만마리 매몰
이웃 진천도 번져 오리 7만마리 매몰, 2014년엔 두 곳서 180만마리 매몰
조류인플루엔자가 충북 최대 닭·오리 사육지대인 음성군을 흔들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사육되는 오리의 절반가량이 이미 매몰 처분되면서 축산 기반마저 매몰 위기를 맞았다.
28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의 한 양계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 농장에선 전날부터 닭 200여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검역본부 등이 검삿감을 수거한 뒤 정밀 검사를 벌여왔다. 이 농장은 지난 16일 음성지역 최초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농가에서 1.4㎞ 떨어진 곳으로 닭 8만4000마리를 키우고 있다.
지금까지 음성지역에선 오리 농가에서만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지만 이날 이 농장의 닭에서도 양성 판정이 나오면서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음성지역 오리 농장 34곳에서 33만179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닭은 발병하진 않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으려고 농장 2곳에서 21만7000마리를 예방 차원에서 매몰 처분했다. 이 농장의 사육 닭 8만4000여마리를 추가 매몰키로 하면서 닭 매몰도 30만마리를 넘어섰다.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음성지역 전체 사육 오리의 절반 가까운 44%가 매몰 처분되면서 축산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음성은 닭 55농가 297만마리, 오리 77농가 75만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오리는 충북 전체 사육(161농가 150만마리)의 절반이 음성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다.
음성은 2003년에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닭·오리 40여만마리(추정)가 매몰 처분됐으며, 2014년엔 61농가 47만마리, 지난해 43농가 67만여마리가 매몰 처분되는 등 겨울마다 조류인플루엔자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웃 진천도 긴장하고 있다. 이미 오리 농장 8곳에서 7만2494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음성·진천은 2014년 1~4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로 농가 109곳에서 180만9000여마리, 지난해 2~3월에도 농가 42곳에서 70만9000여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김진호 음성군 가축방역팀장은 “닭·오리는 음성지역 농업의 30~40%를 차지할 정도인데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지역 경제 전반이 위기를 맞았다. 차단 방역에 힘쓰고 있지만 워낙 전파속도와 폐사율이 높아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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