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에 대책 마련
한강 철새 탐방로 폐쇄…탐조 프로그램도 중단
경기도 10일 만에 이천·안성 등 4개시 5개 농가로
충청에서만 62곳 발병, 닭·오리 160여만마리 매몰처분
한강 철새 탐방로 폐쇄…탐조 프로그램도 중단
경기도 10일 만에 이천·안성 등 4개시 5개 농가로
충청에서만 62곳 발병, 닭·오리 160여만마리 매몰처분
양계농가가 많은 경기도 양주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불과 열흘 만에 경기도내 4개 시로 확산되고 3개시에선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충청에선 지금까지 농가 62곳에서 발병해 닭·오리 160여만마리가 매몰 처분됐다. 자고 나면 발생농가가 늘어 백약이 무효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의 새장 내부관람을 중단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30일 이천시 설성면과 부발읍 산란계 농가 2곳과 안성시 대덕면 토종닭 농가 1곳 등 3곳의 정밀 검사에서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양주·포천에 이어 4개시 5개 농가로 조류인플루엔자가 퍼지기까지 불과 열흘이 소요된 것이다. 경기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12월9일까지 산란계 농장에 알 반출 금지조처를 한 데 이어 소독 차량 122대, 전담공무원 223명을 동원해 차단 방역에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에는 성동 살곶이공원, 밤섬, 안양천, 탄천, 건국대 일감호 등 17곳에 철새도래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까진 안전하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야생조류 서식지, 동물원, 가금류 사육 시설 등지에서 조류 분변을 수거해 바이러스 검사를 한 결과, 1675건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그럼에도 이날 시는 한강과 지천 철새도래지에서 진행하던 탐조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탐방로 4곳과 조류 관찰대 4곳을 임시 폐쇄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서해안 철새 서식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양재천과 중랑천 등 한강 지천에서 자치구별로 소독과 야생조류 예찰도 하도록 했다. 시내에서 가금류 1905마리를 키우는 일부 소규모 사육 시설은 매일 1차례 이상 예찰하고 주 1차례 이상 소독하도록 했다. 자치구와 사업소에는 방역용 소독약과 방역복을 사기 위한 예산을 긴급 지원했다.
충청지역 내부에선 이미 경계가 무너진 상태다. 지난달 16일 충북 음성에서 발생한 뒤 이웃 진천, 청주를 넘어 충남 천안, 아산, 세종까지 번졌다. 30일 충북 진천 문백면의 씨오리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또 발병하면서 충북에서만 올겨울 들어 57번째를 기록했다. 충북에선 지금까지 닭 30만799마리, 오리 54만3711마리 등 84만4510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충북도는 2차 조류인플루엔자 일제 검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의 한 오리농장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 양성이 확인됐다. 충남에서만 4번째다. 앞서 지난달 28일 천안 봉강천의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H5N6형)가 검출된 뒤, 지난 23일 아산 신창면, 24일 천안 동남구 동면과 병천의 오리농장에서 차례로 발병해 지금까지 가금류 8만5000여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지난 27일엔 세종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확인돼 이 농장의 닭 70만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이 농장은 농가 7곳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영농조합법인이다.
이종화 충북도 조류인플루엔자 방역담당은 “중앙가축방역심의회 가금분과위에서 역학 관련 조사를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경로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일단 철새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차단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낙연·최예린·오윤주·홍용덕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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