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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 화재…점포 679개 잿더미

등록 2016-11-30 21:12수정 2016-11-30 21:23

2005년 이어 11년만에 또 대형 화재
새벽 노점서 가스 누출된 듯
30일 새벽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에서 큰 불이나 점포를 태우고 있다. 대구시 제공
30일 새벽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에서 큰 불이나 점포를 태우고 있다. 대구시 제공
전국 3대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11년 만에 또 큰 불이 나 점포 679개가 잿더미로 변했다. 서문시장 4지구 건물의 외벽에 설치된 판넬 처마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아 건물 안으로 번졌다. 일부 상인들은 먹거리를 파는 노점에서 액화석유가스(LPG) 등이 누출돼 화재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30일 새벽 2시8분께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 건물에 불이 난 것을 서문시장 4지구 경비반장(62)이 보고 119에 신고했다. 대구시 소방본부는 16시간이 넘게 진화작업을 벌여 잔불을 모두 껐다. 4지구에는 의류, 침구, 원단 등을 파는 점포가 몰려있고 칸막이도 없어 피해가 컸다. 불을 끄던 소방관도 2명이 다쳤다. 4지구 건물에는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불을 처음 목격한 서문시장 4지구 경비 장아무개(62)씨는 “새벽 2시5분까지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몇분 사이 갑자기 외벽에 설치된 판넬 처마에 큰 불이 치솟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30일 새벽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에서 소방관들이 건물 안으로 물을 뿌리고 있다. 대구시 제공
30일 새벽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에서 소방관들이 건물 안으로 물을 뿌리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이날 오전 8시 화재발생 상황보고를 통해 화재가 일어난 장소를 “서편 노점”이라고 밝혔다. 일부 상인들은 노점에서 가스가 누출돼 화재가 난 것 아니냐며 화재 현장에 나와 크게 반발했다. 대구시 소방본부와 경찰도 4지구 서쪽 길 노점에서 액화석유가스(LPG) 등이 누출돼 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4지구 서쪽 길 노점에는 국수 등 먹거리를 파는 노점이 많다.

4지구 상인 김아무개(67)씨는 “노점에서 가스가 폭발하며 4지구 건물에 불똥이 튀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구시에 노점을 좀 정비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화재 원인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4지구 건물은 영업이 끝나는 저녁 7시30분부터 영업이 시작되는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전기 공급이 차단된다. 건물에 난방 시스템이 있어서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난방기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4지구에 근무하는 야간 경비 7명은 30분 마다 건물 안과 밖을 순찰한다.

서문시장 4지구 상인 유영애(58)씨는 “2005년 2지구에서 장사를 하다가 큰 불로 점포가 모두 탔다. 이후 빚을 내서 다시 4지구 점포에 세들어 장사를 시작했는데 또 불이 일어났다. 119 안전센터가 서문시장 안에 있는데 왜 계속 대형 화재가 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30일 새벽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30일 새벽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서문시장을 찾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서문시장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 장관은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하고 정확한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문시장(3만4944㎡)에는 1지구, 2지구, 4지구, 5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 명품프라자, 아진상가 등 8개 구역에 4622개의 점포가 있다. 1920년 12월 큰 못을 매립한 자리에 지금의 서문시장이 만들어졌다. 1922년 9월 공설시장 개설 허가를 받았다. 서문시장에서는 1951년 10월20일, 1952년 12월26일, 1960년 6월16일, 1967년 1월1일 등 과거에 여러차례 큰 불이 났다는 기록이 있다. 1975년 11월20일에도 불이 나 서문시장 4지구가 모두 탔다. 2005년 12월29일에는 누전으로 2지구가 모두 타 점포 1060개가 전소되기도했다.

대구 민심의 풍향계 구실을 해온 서문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맞을 때마다 자주 찾았던 곳이다. 다른 정치인들도 서문시장을 자주 찾는다. 지난 26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박사모) 회원 500여명이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사수’하자며 서문시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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