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9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순천시의회에서 행정사무감사 중단에 항의하는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순천행의정모니터연대 제공
전남 순천시의회가 업무추진비 ‘카드깡’, 예산결산위원 선임 과정에서의 갈등, 행정사무감사 거부 등으로 잇따라 파행하며 눈총을 받고 있다.
순천행의정모니터연대는 5일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직무유기 의원들을 고발한다’, ‘의정비를 즉각 반납하라’는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단체회원들은 “일부 의원들이 1~9일 예정된 행정사무감사를 거부하고 있다. 결석한 의원들한테 지방자치법 위반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오는 7일 박용운 행자위원장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행자위는 지난 1일 임종기 시의회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감사 중단을 선언했다. 행자위는 ‘집행부 견제와 감시보다 의회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것이 먼저’라며 이렇게 결정했다. 하지만 소속 의원 7명 중 이봉남 의원(무소속)은 감사를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3개 상임위 중 문화경제위와 도시건설위는 감사를 진행 중이다. 시민 김옥서씨는 “의장과의 관계를 핑계로 행정사무감사를 거부하는 게 말이 되느냐. 시민이 위임한 집행부 견제와 감시의 의무를 멋대로 팽개쳐 답답하다”고 말했다.
앞서 임 의장과 박 행자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예결위원을 선출하는 간담회에서 마찰을 빚었다. 당시 임 의장은 카드깡 사건에 얽힌 의원들의 예결위원 배제를 논의하던 중 장숙희 의원에게 “나잇값 좀 하세요”라고 소리쳤고, 이를 말리던 박 위원장의 멱살을 잡았다. 이날 갈등은 카드깡 사건 연루를 이유로 예결위원 선임을 거절하던 장 의원이 함께 사건에 연루된 다른 의원 3명(이옥기·정철균·선순례)은 선임 의사를 밝히자 다시 뜻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경찰은 지난 10월 업무추진비를 ‘카드깡’하는 수법으로 현금을 만들어 나눠 쓴 혐의로 시의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4~2016년 예결위 위원장과 간사를 지내면서 식대 500여만원을 지출한 것처럼 허위로 결제한 뒤 현금을 돌려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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