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버스’ 이름 지었다가 길잡이 노릇까지 맡았네요.”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시민상주모임) 회원 박미자(46)씨는 8일 “45인승 전세버스 2대의 좌석이 모두 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일 아침 시민상주모임 ‘카톡방’에서 국회에서 탄핵안을 표결하는 9일 상경투쟁에 나서자는 제안을 보고, ‘탄핵버스 좋아요’라고 답했다. “‘희망버스’나 ‘기다림버스’가 생각 나 순간적으로 ‘탄핵버스’라고 썼어요.”
박씨는 회원들과 탄핵버스 시민 참가자 모집에 나섰다. “평일이라 가실 분이 얼마나 계실런지…” 걱정도 했지만, 기우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웹자보’를 제작해 뿌리고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3개 단체 회원들에게도 알렸다. 박씨는 “어머니와 아들, 노 부부, 친구와 동창, 청소년 등 일반 시민들의 신청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탄핵버스는 9일 새벽 5시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출발한다. 탑승객 90명은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도 벌일 참이다. 박씨는 “국회 의사당 앞 잔디밭에 ‘탄핵’ 글씨를 적은 노란 우산을 펼치고, 노란풍선 300여개도 띄울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관으로 국회 전체를 에워싸는 이른바 ‘만장 시위’에도 동참할 예정이다.
빛고을아이쿱생협 활동가인 박씨는 2년 전 세월호 참사 직후 시민상주모임에 가입해 지금껏 매주 수요일 마을에서 이웃 주민들과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세월호 촛불이나 시국 촛불이나 ‘이게 나라냐?’ 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밝힌 것 아닌가요? 탄핵이 부결되면 국회의원들 앞으로 ‘국물’도 없을 걸요?”
10일 오후 4시 광주시 금남로에선 방송인 김제동의 ‘만민공동회’가 열린다. 박근혜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와 김제동클럽이 ‘시민들의 직접민주주의-광장을 열다’ 주제로 공동 주최한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시민상주모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