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경기도 양주시의 한 양계농장에 11일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어있다.
수도권으로 북상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 추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경기도 전역을 휩쓸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7일 산란계 42만 마리를 사육하는 화성시 양감면의 한 농장에서 폐사한 닭의 조류인플루엔자(AI) 역학검사 결과 H5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고병원성인지를 확인하는 정밀검사가 진행중이지만 화성시는 이 농장과 반경 500m 이내 토종닭 농장 1곳에 대한 매몰처분에 들어갔다.
경기도에서 이날까지 조류인플루엔자로 희생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전체 5400만 마리 가운데 9% 가량인 477만 마리로 집계됐다. 49개 농가 379만 마리가 매몰 처분됐으며 10개 농가 98만 마리는 매몰 처분될 예정이다.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신고도 지난달 20일 양주시 백석읍 산란계 농장에서 시작된 이후 21일 동안 거의 매일 접수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포천시 영북면 산란계 농장 2곳, 평택시 고덕면 농장 1곳, 이천시 장호원읍 산란계 농장 1곳 등 4곳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4개 농가에서 사육 중인 닭과 오리 10만9800마리는 예방적 차원에서 매몰처분에 들어간다. 지난 9일에는 용인·여주·이천 등 4곳에서, 8일에는 화성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현재까지 경기도에서 200만 마리 이상 가금류를 사육하는 지자체 10곳 중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거나 의심신고가 접수된 곳은 양주, 포천, 이천, 안성, 화성, 평택, 양평, 여주, 용인 등 9개 시·군이다. 이 가운데 7개 시·군 22개 농가가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여주·용인 등 20개 농가에서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9개 지자체에서 사육되는 가금류는 모두 4265만 마리로, 경기도 전체 가금류의 80% 가량을 차지해 사실상 경기도 전역에 조류인플루엔자가 번졌다. 현재까지 200만 마리 이상 가금류를 사육하는 지자체 중 연천군(437만 마리)만 유일하게 조류인플루엔자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다. 나머지 21개 시·군 가운데 파주·김포·가평 등 3개 시·군이 100만 마리 이상 사육하고 있으며, 18곳은 도시지역으로 가금류 사육이 많지 않다.
경기도 관계자는 “외부인과 차량 통제, 소독 등 차단 방역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연일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는 사실상 연천, 파주, 김포만 남은 상태로 이들 지자체까지 전파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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