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에서 내년부터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작하게 된 것에 대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촛불집회의 영향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서병수 부산시장이 통 크게 결심했고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이 조정을 잘했다”고 몸을 낮췄다. 교육계에선 무상급식에 부정적이던 부산시·부산시의회와 각을 세우지 않은 김 교육감의 유연한 태도 때문에 이러한 결실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부산시교육청은 2015년 중학교 1학년부터 무상급식을 시작하려 했으나 부산시의회가 반대하자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을 1년 늦췄다. 지난해 12월에도 부산시의회가 “중학교 1학년만 무상급식을 하지 말고 중학교 1~3학년에게 골고루 무상급식 예산을 나눠주라”고 하자 받아들였다.
그의 인내심은 2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부산시가 내년에 중학교 무상급식비 50억원을 반영하겠다고 알려왔고 부산시의회는 “부산시가 100억원을 더 지원해서 전면 무상급식을 하자”고 제안했다. 마침내 김 교육감과 서 시장, 백 의장은 지난 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내년부터 중학교 1~3년 무상급식을 한다”고 발표했다.
경남도교육청이 무상급식을 백지화하려는 경남도와 대립하는 모습을 본 김 교육감 지지자들은 그에게 “너무 소신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부산은 중학교 무상급식을 내년부터 시작하고 경남도는 2014년까지 했던 읍·면의 중학교 무상급식을 지난해 전면 중단했다가 올해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는 “홍준표 지사는 무상급식에 부정적이었지만 서 시장은 무상급식에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부산에서 내년부터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가능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부산시교육청의 종합청렴도는 지난해 7위에서 올해 5위로 올랐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김 교육감은 “부산시교육청 역대 최고 순위가 4위였는데 내년엔 3위까지 올라서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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