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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군부대 사고 “폭음통 해체 잔류 화약탓”

등록 2016-12-14 17:10수정 2016-12-14 22:15

군 “바닥에 삽 끌다가 잔류 화약과 마찰 일으켜 폭발”
허술한 탄약 관리와 안전 불감증이 빚은 ‘인재’
53사단 헌병대장 정영호 중령이 울산 군부대 폭발사고 상황을 설명하며 폭발원인이 됐던 폭음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동명 기자
53사단 헌병대장 정영호 중령이 울산 군부대 폭발사고 상황을 설명하며 폭발원인이 됐던 폭음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동명 기자
지난 13일 울산 예비군 훈련장 폭발사고는 군부대에서 예비군훈련에 쓰고 남은 폭음통을 임의로 해체해 버린 뒤 남은 화약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군부대의 허술한 탄약 관리와 안전 불감증이 빚은 사고로 지적된다.

이 부대가 속한 육군 제53사단 헌병대장 정영호 중령은 1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사고 수사상황을 설명하며 “부대 장병들이 삽과 철제 갈퀴 등을 이용해 영내순찰로 낙엽 제거작업을 마치고 막사로 이동하던 중 시가지 전투교장을 지날 때 장병들의 작업 도구가 바닥에 끌리면서 이미 떨어져 있던 훈련용 폭음통 화약 잔류물과 마찰을 일으켜 폭발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 중령은 “사고부대에서 11월25일 올해 예비군훈련을 끝내고, 남은 폭음통을 지난 1일 시가지 전투교장에서 다량 해체해 버린 사실을 확인하고 사고현장의 화약성분을 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폭음통 화약과 같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길이 5㎝ 지름 1.5㎝ 크기의 폭음통 1개에는 화약 3g이 들어 있다. 심지에 불을 붙여 터뜨리면 초속 400m 속도로 날아가 25m 거리에서 103dB의 폭음을 내, 각개전투나 산악훈련 때 전투상황 조성을 위해 쓰인다고 정 중령은 설명했다.

이 부대에서는 상급부대로부터 올해 예비군훈련용으로 1842발의 폭음통을 받았는데, 200발만 실제 훈련에 쓰고 나머지 1600여발은 지난 1일 모두 해체해 화약을 사고현장 주변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부대 정보작전참모(소령)와 탄약반장(중사)이 대대장(중령)의 허락을 받고, 소대장(중위)과 병사 4명에게 폭음통 해체작업을 맡겼다. 약 5㎏의 화약이 바닥에 흩어져 방치된 것이다. 하지만 이 부대의 훈련일지 등에는 폭음통을 모두 예비군훈련에 사용한 것처럼 허위로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7년에도 경기도 한 부대에서 폭음통 10발을 해체해 화약을 버린 뒤 삽으로 이를 흩뿌리다 마찰로 폭발해 부상자가 발생한 일이 있다. 폭발 위험을 의식해 사고부대 대대장은 안쓴 폭음통을 해체해 버리는 것을 허락하면서 비 오는 날 수차례 나눠 처리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정 중령은 설명했다. 정 중령은 “올해 미사용분은 규정에 따라 내년으로 이월할 수 있는데도 부대 탄약반장(중사)이 상급부대 검열 때 지적받을 것을 우려해 이같이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대대장 이하 관련자들을 모두 조사해 법규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정 중령은 이날 사고 피해와 관련해 “중대장과 간부 2명을 뺀 병사 28명을 모두 병원에 후송했으며, 이 가운데 18명은 간단한 약 처방을 받고 부대에 복귀하고 입원 중인 10명은 4개 민간병원과 국군 부산병원에 분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53사단 쪽은 사고가 난 13일 오후 늦게까지만 해도 사고현장에 감식반이 갔을 때 폭발물이나 인화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다친 병사도 애초 5명이라고 했다가 뒤에 6명이라고 번복하며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사고 초기 정확한 현장 확인이 덜 된 상태에서 사고 교장이 폭발물 인화성 물질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폭발물 등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했다”고 해명했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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