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텃밭 부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치 균열 시작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5명 개혁보수신당으로 가면서 탈당 도미노
16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5~6명 새누리당 탈당 또는 탈당 예고
새누리당 부산시의원 45명 중 10여명 탈당 예상

새누리당을 탈당한 일부 여권 정치세력이 개혁보수신당(가칭)을 만들자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새누리당 소속 기초단체장과 시의원들의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20~30년 동안 새누리당 세력이 독점해온 지역 정치권의 균열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28일 지역 정치권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4월 치러진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된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18명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은 13명이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5명인데 김무성·이진복·김세연·하태경·장제원 등 새누리당 의원 5명이 개혁보수신당(가칭)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에 따라 부산의 새누리당 지역구 의원은 8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달리 비새누리당 의원은 개혁보수신당 5명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 등 10명이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처음으로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이어진 집권당 소속 부산 지역구 의원이 전체의 절반을 넘지 못한 것이다.

기초단체장들도 새누리당을 떠나고 있다. 부산의 구청장과 군수 16명 가운데 오규석 기장군수(무소속)를 뺀 15명이 새누리당 소속이었으나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어윤태 영도구청장·전광우 동래구청장·원정희 금정구청장·송숙희 사상구청장 등 5~6명이 새누리당을 탈당했거나 탈당을 예고했다. 하 구청장은 지난 13일 "새누리당 소속이라는 것에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일찌감치 당적을 버렸고 나머지 4~5명은 개혁보수신당으로 당을 갈아탄 지역 국회의원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태도다.

철옹성 같은 부산시의회에도 균열이 나고 있다. 부산시의원 47명 가운데 비례대표 2명을 뺀 45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이 중 새누리당을 탈당한 지역구 국회의원 5명이 속한 지역구 시의원 12명 가운데 9명이 새누리당을 탈당했거나 탈당 의사를 밝혔다. 시의원 47명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 9명이 탈당하면 새누리당 소속은 36명(76.5%)으로 줄어든다.

구의원들의 새누리당 이탈 행렬도 곧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지역구 국회의원이 속한 영도·금정·사상·동래·해운대구 등 5개 기초의회 구의원들이 무더기 탈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부산에서 일당 독점구조가 1990년 3당 합당 이후 처음으로 깨지게 됐다. 부산시와 단체장이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구청들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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