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교통사고 사망자가 1970년 집계 시작 뒤 처음으로 하루 평균 1명 아래로 줄어들었다. 사망자 3명 가운데 1명은 무단횡단 하다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343명(하루 평균 0.9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교통사고 집계를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교통사고로 숨진 시민이 하루 평균 1명 미만으로 감소한 것이다.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70년 534명으로 시작해 1989년 1371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에 힘을 쓰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500명 이하를 기록한 2004년부터 약 10년 동안엔 감소폭이 정체됐다. 2012년 서울시가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줄이기 종합대책을 추진하면서 2014년 400명, 2015년 376명, 지난해 343명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72년 109.2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1.1명으로 44년 만에 10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70년 9.8명에서 1989년 13.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줄어 지난해 3.4명을 기록했다.
사고 유형으로 보면, 자동차가 사람을 친 ‘차 대 사람’ 사고로 숨진 이가 196명으로 57%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평균 38%(2015년 기준)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특히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17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35%나 차지했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서울의 인구 밀도가 전국 평균의 32배에 이르는 데다 경제활동이 밤늦은 시간까지 상대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60살 이상 어르신 사망자수가 150명으로 45%를 차지했다. 어르신 사망자 비율은 2005년 23%, 2010년 29%, 2015년 37% 등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