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칠레에서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파면당한 외교관을 수사하고 있다.
광주지검은 5일 대검에서 넘겨받은 이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하고, 피고발인인 박아무개 전 외교부 참사관의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 가족이 제출한 증거자료, 방송화면 등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은 박씨의 주소가 광주여서 이곳에서 수사하도록 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27일 박 참사관을 파면하고, 이튿날 대검에 고발했다.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공공외교를 담당했던 박씨는 지난해 9월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방송사는 피해 여학생 쪽의 제보를 받자 다른 여성을 박씨에게 접근시키는 방법으로 함정 취재에 나섰다. 박씨는 이 방송사가 동원한 여성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장면이 포착돼 칠레 전역에서 공분을 샀다.
외교부가 제출한 고발장은 칠레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부모가 현지 검찰에 제출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박씨는 징계위에 출석해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강압적인 행동이나 폭력 행위는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인사체계 정비와 감사기법 개발 등 재발방지 대책을 찾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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