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평화공원, 충북 노근리 평화공원 상호 교류 ‘테마형 수학여행’
충북 제주 수련원, 체육시설 등도 공유…두 교육청 ‘학생교류 업무 협약’
충북 제주 수련원, 체육시설 등도 공유…두 교육청 ‘학생교류 업무 협약’
국가 폭력의 희생 지역인 제주와 충북이 평화·인권 교류를 시작했다. 한국전쟁 때 미군 폭격으로 희생된 충북 영동 주민들의 넋이 어린 노근리 평화공원과 미군정 때 경찰 등에 희생된 제주도민의 한을 담은 4·3평화공원이 교류의 핵심이다.
충북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은 인권과 평화를 앞세운 테마형 수학여행 지원 등 학생교류를 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김병우 충북교육감과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이날 오후 제주교육청에서 ‘학생교류 협력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을 했다.
제주 4·3평화공원과 충북 영동 노근리 평화공원 등을 이용한 수학여행 코스 개발과 지원, 체육·복지·수련 시설 서로 활용 등이 뼈대다.
제주 쪽은 충북 학생들이 수학여행, 현장 체험 학습 등을 위해 제주를 찾으면 문화해설사 등을 통해 제주 4·3사건의 발생 배경과 현장, 처리 과정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 역사, 제주어 등 문화, 자연환경 등을 꼼꼼하게 일러줄 참이다. 충북 쪽은 노근리 사건의 의의와 진상 규명 노력, 미국과 정부의 대응 등을 설명할 참이다. 또 지역 역사·문화·자연 등을 제주 학생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두 지역은 역사 현장 조성 배경, 관련 사건 설명, 탐방 코스 등을 누리집에 올려 공유하게 할 방침이다.
바다 마을 제주는 바다 없는 마을 충북에 각종 해양 정보를 제공하고, 속리산·태백산 등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충북은 영동~단양 간 충북 종단 열차 여행 등 뭍 마을이 지닌 매력을 전할 참이다.
앞서 제주교육청은 국립 5·18민주묘지 등이 있는 광주교육청, 서울교육청 등과도 테마형 수학여행 등 학생 상호 교류 협약을 했다.
이경미 제주교육청 학교생활안전과 장학사는 “현대사의 아픔을 공유하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키우려고 충북, 광주 등과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동 충북교육청 학교안전담당 사무관은 “충북과 제주의 아픔, 평화·인권을 깨닫고, 바다·내륙지역의 한계를 서로 넘어서려고 교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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