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0일 중국을 오가며 농산물을 수입하는 이른바 ‘보따리상’으로 위장해, 몸속에 금괴 110억원 어치를 숨겨 들여온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정아무개(4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최아무개(71)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밀수를 지시한 박아무개(61)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정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이달 4일까지 박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시가 1천만원 상당의 200g짜리 금괴(가로 2㎝, 세로 3㎝, 높이 2㎝) 1069개(213㎏, 110억원 상당)를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일당이 건넨 금괴를 1인당 5∼10개씩 항문 등에 넣고 14시간 정도 항해한 뒤 평택항을 통해 금괴를 밀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택항에서 세관을 통과할 때 검색대에서 경보음이 울리면 “금반지 때문”이라고 둘러대는 등의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국내로 들여온 금괴는 정씨가 임대한 주택 등의 화장실에서 빼내 박씨에게 전달하고, 회당 15만∼30만원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 3일 중국 옌타이 항에서 출항한 여객선을 타고 다음 날 평택항에 들어오다 경찰에 붙잡힌 정씨 일당의 몸속에선 검거 당시 금괴 35개(7㎏, 3억6천만원 상당)가 나왔다. 금괴 밀수를 지시한 박씨는 현재 달아난 상태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