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m 산높이만큼 서명…민관 공동 환경조사 제안
대구지역 대학 교수, 시민단체 간부, 지역 주민 등 660명이 7일 “대구시가 강행하는 앞산 터널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대구시청에서 발표한 선언문을 통해 “터널을 뚫으면 대구 시민들의 쉼터인 앞산이 여지없이 파괴된다”며 “대구시가 민간과 공동으로 앞산에서 환경조사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앞산에서 가장 높은 성불산 꼭대기가 해발 660m인 점을 감안해 660명이 선언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쪽에서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송필경 상임의장, 문창식 운영위원장, 대구 참교육 학부모회 문혜선 회장, 안이정선 대구여성회 회장, 정신대 할머니 시민모임 곽동협 대표, 정만진 대구시 교육위원, 강길호 영남대 교수, 김재훈 대구대 교수 등이 서명했다.
앞산 터널이 지나는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과 수성구 파동 지역 주민 200여명도 서명에 동참했다.
지역주민들은 “터널이 뚫리면 하루 수천여명이 찾는 앞산 달비골이 여지없이 파괴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달비골은 울창한 참나무 숲과 반디불이가 살 만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다. 서명에 참여한 최선암(51)씨는 “지역에 사는 주민이 지역을 지켜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주민들을 상대로 앞산에 터널을 뚫어서는 안된다는 홍보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달비골 부근 장미아파트에 11년째 살고 있으며 23년 동안 택시 운전을 해왔다.
한편, 지역주민들의 반대에도 아랑곳 없이 대구시는 앞산 터널공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대구시는 현재 환경영향평가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달 말쯤 대구지방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서를 정식으로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산 관통 도로는 달서구 상인동∼수성구 범물동을 잇는 너비 3 길이 10.5㎞로 건설업체 10곳이 사업비 3300억원을 들여 앞산에 터널을 뚫어 길을 낸 뒤 20년 동안 통행 요금을 받도록 하는 사업이다. 대구시는 “앞산 순환도로가 체증이 심하고 장기적으로 달성 2차공단과 테크노폴리스 등이 건설되면 월배∼대구 시내∼포항, 영천 등지를 잇는 도로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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