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열린 ‘12회 부산 불꽃축제’. 광안리해수욕장 중앙의 유료 좌석을 꽉 채운 관광객들이 광안대교 상공의 불꽃을 보고 있다. 부산시 제공
해마다 100만명 이상 관람객이 찾는 부산 불꽃축제가 일부 유료로 전환된 뒤에도 주변 상가의 바가지요금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불꽃축제를 주관하는 부산문화관광축제 조직위원회는 18일 불꽃축제 주 무대인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상가 157곳과 숙박업소(호텔·모텔) 13곳 등 170곳 가운데 50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15~16일 1대1 면접조사를 했더니 일부 좌석을 유료로 전환한 뒤 16곳(32%)에서 가격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2곳(64%)은 가격 변화가 없으며 2곳(4%)은 가격이 올랐다. 조사 대상의 68%가 일부 좌석의 유료화 뒤에도 불꽃축제일에 대폭 올려받던 가격을 내리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조사단이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상가와 숙박업소 등 17곳을 대상으로 12회 부산 불꽃축제가 열린 지난해 10월22일의 가격과 평소 가격을 비교했더니 레스토랑 등 음식점은 불꽃축제일에 평소보다 많게는 4~5배 비싼 요금을 받았다. ㄱ레스토랑은 평소 1만원짜리 돈가스를 불꽃축제일엔 4만7500원에 팔았다. ㄴ레스토랑은 평소 7만2000원에 팔던 스테이크 세트를 불꽃축제일엔 20만원에 팔았다.
커피숍도 평소 1만3000원 하는 커피를 불꽃축제일엔 5만원에 판매했다. 모텔은 2인 기준 7만~12만원 받는 객실을 불꽃축제일엔 4인 기준 20만~30만원을 받았다. 호텔도 2인 기준 36만원짜리 객실을 4인 기준 60만원으로 올려 1인당 6만원을 더 받았다.
조직위원회는 2005년 불꽃축제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10년간 입장료를 받지 않다가 국내외 관광객이 부산에 머무는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2015년부터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 중앙에 의자와 탁자 5000~6000여석을 설치하고 1인당 7만~10만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일부 좌석의 유료화 뒤에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상가의 요금이 더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자 불꽃축제의 관광 상품화(일부 유료화)가 주변 상가의 판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시민단체 활동가·축제전문가·대학교수 등 10명의 조사단을 꾸려 현장조사를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불꽃축제의 일부 유료화에도 주변 상가의 바가지요금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으니 상인들과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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