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장관·총리’…계급제 음란물 사이트
전국 1300여 업소에서 수수료 챙겨 호화생활
전국 1300여 업소에서 수수료 챙겨 호화생활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성매매 알선을 목적으로 회원 수 25만 명 규모의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성매매 업소로부터 광고비를 받아 챙긴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 등)로 ㄱ아무개(38)씨와 그의 둘째 형(41)을 구속하고, 성매매 업소 업주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형제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필리핀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음란 동영상을 올려 회원을 모집한 뒤 성매매 업소 홍보물을 게재하는 수법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대가로 이들은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 휴게텔, 안마시술소 등 전국 1300여 곳의 성매매 업소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월 30만∼40만원을 받아 78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는 사이트 개설 및 관리, 둘째 형은 수익금 인출, 그리고 아직 검거되지 않은 첫째 형(42)은 일본인 명의 계좌와 대포폰을 제공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눴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는 회원 수가 25만여 명, 하루 방문자가 8만여 명에 달했다. 회원들은 자신이 다녀온 성매매 업소 이용 후기를 쓰거나 댓글을 달고, 음란물을 직접 올리기도 했다.
이들 형제는 사이트 활동 내역에 따라 ‘훈련병’, ‘대장’, ‘장관’, ‘국무총리’ 등 31가지 계급을 순서대로 부여하고, 우수회원을 선정해 일명 ‘원가권’이라는 5만원 상당의 성매매 업소 할인쿠폰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범죄수익금으로 서울 강남에 있는 월세 800만원의 108평짜리 오피스텔에 살면서, 4억원이 넘는 롤스로이스를 끄는 등 호화생활을 해왔다. 검거 당시에도 그는 800만원짜리 점퍼와 300만원 짜리 티셔츠 등 고급 의류를 입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ㄱ씨의 차량과 1억 3천만원 상당의 시계 3점을 압수했다. 또 범행계좌 잔액과 오피스텔 임대보증금 2억 4천만원을 기소 전 몰수 보전키로 하고, 은닉한 범죄수익금을 추적 중이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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