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바뀐 뒤 시급 깎고
격려금·분리수거 수당도 없어져
아주대 “경위 파악 중”
격려금·분리수거 수당도 없어져
아주대 “경위 파악 중”
“총장님, 청소용역업체 바뀌었다고 임금 삭감이라뇨?”
40∼50대의 여성이 다수인 아주대 청소노동자 50여명이 1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에 있는 아주대 본관 1층에 모였다. 이들은 대부분 10년 전부터 아주대에서 일해온 청소노동자들로 교내 구석구석을 빛내며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이 기분 좋고 편안하게 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음지에서 일해왔다. 그러나 이날 하루는 빗자루와 걸레를 내려놓고 ‘아주대는 청소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등의 현수막을 들고 모였다. 이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1일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닥쳐온 생존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 때문이다.
아주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아주대 시설분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 청소노동자는 기존 업체에서 지난해 최저시급 6030원보다 100원 더 많은 6130원을 시급으로 받았다. 그러던 것이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임금은 100원이 깎인 채 최저임금 시급으로 지급됐다. 업체는 올해에도 최저임금 6470원에 맞춰 주겠다는 방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설과 추석이면 각각 10만원씩 지급되던 격려금이 사라졌고 혹서기 격려 수당 명목으로 주어지던 여름 휴가비 11만원도 깎였다. 원청인 아주대가 매달 1인당 9000원씩 지급하던 분리수거 수당도 업체가 바뀐 뒤부터 중단됐다.
이들 청소노동자는 용역업체와 기존 임단협 승계를 위한 교섭을 벌여왔으나 용역업체가 ‘최저임금 낙찰이어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혀 이날 교섭이 결렬됐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아주대가 직접 주던 분리수거 수당은 1월부터는 지급하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그동안 1인당 9000원씩 4개월간 미지급된 분리수거 수당(3만6000원)은 업체가 떼어먹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주대 청소노동자들은 이날 김동연 아주대 총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김 총장이 해외 출장 중이어서 면담이 이뤄지지 못했다.
아주대 관계자는 “청소하시던 분들 대부분이 오랜 시간 학교에서 일해온 분들이다. 용역업체와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또 “분리수거 수당은 이전에는 학교에서 개별로 직접 지급했는데, 업체가 바뀌면서 일괄적으로 업체에 지급하고 있다. 미지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민주노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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